英 정부, 창작자 반발에 인공지능 저작권 규정 도입 연기

2026.03.11 16:56:50

헬로티 etech@hellot.net

 

영국 정부가 인공지능 학습에 저작권 보호 콘텐츠를 활용하는 규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관련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미국 IT 매체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구글(Google), 오픈에이아이(OpenAI)와 같은 인공지능 기업이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모델 학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논란의 데이터 법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약 2개월간 진행된 의견 수렴 이후, 이 법안의 통과는 지연될 전망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인사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에 "저작권 문제는 앞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인용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공청회 기간 이해관계자들이 정부가 제시한 저작권 자료 활용 관련 어떤 방안에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5월로 예정된 국왕연설에 인공지능 관련 법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도 사라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을 계기로 장관들은 다시 원점에서 검토에 들어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영국 상원(하우스 오브 로즈) 통신·디지털 위원회는 정부에 대해 창작자의 생계를 보호하면서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견고한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라이선스 우선(regime) 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영국 의회와 구글 같은 대형 기술 기업이 선호해온 입장은,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자신의 자료가 쓰이길 원치 않는 저작권자가 스스로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이른바 옵트아웃(opt-out) 방식이다. 그러나 출판사, 영화 제작자, 음악가 등은 이런 방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영국 창작 산업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조치라고 반박해왔다.

 

이에 상원은 예술가 측 입장을 지지하며, 기술 기업이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사용한 저작권 보호 작품 목록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수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이 추가 조항은 지난해 5월 영국 하원(하우스 오브 코먼즈)에서 저지됐다.

 

영국의 다수당인 노동당 정부는 이미 경제 운용과 관련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공지능 법안을 놓고 출판사, 음악인, 작가 등 창작자 단체들로부터도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가수 엘턴 존(Elton John)은 정부를 "완전한 패배자들"이라고 비난했으며,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인공지능이 쓸모는 있지만 "창작자를 착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매카트니와 다른 예술가들은 인공지능에 의한 지식재산권 도용의 영향을 보여주기 위해 이른바 "침묵의 앨범(silent album)"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공지능이 창작물에서 무단으로 가치를 추출하는 문제를 부각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

 

상원의 비번 키드런(Baroness Beeban Kidron) 의원도 인공지능 법안을 두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키드런 의원은 지난해 "창작자들은 인공지능의 창작·경제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지만, 우리 작품으로 인공지능을 공짜로 만들어야 하고, 이후 그것을 그 작품을 훔친 이들로부터 다시 빌려 써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동당 정부가 특정 분야 전체 노동력을 저버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창작자 보호 장치 없이 인공지능 산업만을 우선하는 정책 방향에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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