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제조 기술 시장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7097억 달러(약 1000조 원)로 사상 최초로 1000조 시대를 열었다. 이때 1734억 달러(약 255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반도체 수출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올해 1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7.1% 늘었고, 설비투자도 15.3%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2%로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문과 투자 수요는 살아나는데, 생산 현장은 더 정교한 운영과 자동화를 동시에 요구받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생산제조 기술의 경쟁력도 달라지고 있다. 절삭 속도나 장비 정밀도만으로는 차이를 만들기 어려워졌다는 게 실제 업계 목소리다. 이는 가공·이송, 검사·품질, 장비·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끊김 없이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다시 말해, 단일 장비의 성능을 중점으로 봤던 흐름이 이제는 안정성·유연성, 무인화 시간, 데이터 활용도까지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기술의 경쟁력 역시 개별 설비가 아니라 공정 전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혁신하느냐에 따라 갈리고 있다.
이 수요가 가장 먼저 모이는 자리가 다음 달 열린다. ‘제21회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 2026)’은 내달 13일부터 닷새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소재 킨텍스 1·2전시장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슬로건은 ‘AI 자율제조, 인재와 만나다(AI Autonomous Manufacturing Meets Talent)’다. 35개국에서 1300개사가 6000부스 규모로 함께하는 올해 전시회는 7개 국가관을 포함한 전시 공간이 마련된다. 주최 측은 해외 5000명을 포함해 약 10만 명의 참관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작기계의 경계를 넘어 ‘생산제조 기술 플랫폼’으로의 도약”
이번 SIMTOS 2026은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고 전시 성격 자체를 넓혔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KOMMA)에 따르면, 이번 SIMTOS는 기존 공작기계 중심 콘셉트에서 생산제조 기술 전반으로 확장됐다. 주최 기관인 KOMMA는 이번 전시의 방향을 글로벌 확장, 제조 인공지능 전환(AX) 혁신, 산업 연결로 일원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재훈 KOMMA 상근부회장은 이달 10일 열린 SIMTOS 2026 프리뷰 행사에서 “올해 전시회는 단순히 장비를 전시하는 자리가 아니다. 기술과 산업, 기업과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제조 현장이 요구하는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5개 전문관, 특별전, 바이어 상담, 콘퍼런스, 채용 프로그램까지 입체적으로 준비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1전시장에는 ▲금속 절삭 및 금형 ▲소재 부품 및 제어 ▲툴링 및 측정 분야가, 2전시장에는 ▲절단 가공 및 용접 ▲프레스 및 성형 ▲로봇 및 디지털 제조 특별전이 배치된다.
이 가운데 예비 참관객의 관심 분야에서는 로보틱스와 제조 자동화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종도 전기·전자, 자동차, 항공우주, 산업기계 순으로 나타났다. 생산기술이 더 이상 공작기계 업계만의 영역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 전반이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고려되는 분야라는 신호다.
박재현 KOMMA 사업본부장은 올해 전시회의 무게중심이 제2전시장에 놓인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로봇 및 디지털 제조 특별전 ‘M.A.D.E. in SIMTOS’와 특별전 내 테마관 ‘Machine on AI’과 ‘다이캐스팅 테마관’이 함께 열린다.
이 중 두 가지 테마관은 로보틱스, 디지털 제조, 데이터 기반 자율제조 흐름을 전면에 내세운다. 기존 가공 장비와 소프트웨어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조·성형 기반 생산기술까지 시야를 넓힌 점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Machine on AI는 총 5개 전시 존으로 구성되며, 데이터 통합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까지 전 과정을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꾸려진다. 구체적으로 장비와 원격 데이터 연동,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 결합, 통합 생산 라인 중심 콘텐츠를 통해 실제 산업 적용 모델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부대행사도 이번 SIMTOS의 목적을 분명히 보여준다. 글로벌 제조 AX 혁신 컨퍼런스는 전시 기간 동안 10개 분야 67개 세션으로 운영되고, 우주항공·방산과 자동차 분야가 새롭게 보강된다. 바이어 상담 프로그램 ‘MatchMaking4U’와 현장 체험형 투어, 여성 엔지니어 네트워크 포럼도 함께 열린다.
이 가운데 올해 처음 선보이는 ‘커리어커넥트’는 구인 업체 약 80개사와 구직자 500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온라인 채용관은 이미 1월에 열려 전시 종료 뒤 5월까지 이어진다. SIMTOS가 정보, 비즈니스, 인재 연결까지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됨을 보여주는 점이다.
박 본부장은 “실제 장비가 구동되는 데이터 기반 제조 AX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두 테마관에서 현장 가동형 자율제조 방법론을 시연하고, 커리어커넥트로 기업과 인재, 기업과 바이어를 연결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연결 구조까지 함께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