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익스프레스가 미국 에너지 기업 필립스 66과 대규모 지속가능항공유(SAF)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항공 물류 분야의 탈탄소화를 본격 가속한다. DHL은 25일, 향후 3년간 24만 메트릭톤(약 3억 1,400만 리터)의 SAF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SAF 생산업체와 체결된 계약 중 최대 규모 수준으로 글로벌 항공 화물 업계에서도 유례없는 사례다.
계약에 따라 공급되는 SAF는 DHL의 미국 서부 지역 주요 거점 공항인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에 우선 투입되며, 이후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SFO) 등 DHL이 운영하는 서부 지역 공항 전반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해당 SAF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필립스 66의 대규모 재생연료 생산 단지 ‘로데오 재생에너지 컴플렉스(Rodeo Renewable Energy Complex)’에서 제조된다. 이 단지는 연간 5억 6,700만 리터 규모의 순수 SAF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급 설비로, 글로벌 SAF 공급망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DHL은 이번 SAF 조달을 통해 기존 항공유 대비 약 73만 7천 메트릭톤의 온실가스 배출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약 160만 대의 자동차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DHL이 2050년까지 물류 운영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달성하겠다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략에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항공 물류 산업에서 SAF는 가장 현실적인 탈탄소 수단으로 평가된다. 화물기의 장거리 운항 특성상 배터리 기반 항공기 적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SAF는 기존 항공기 엔진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연료 수명 주기 기준으로 최대 80%까지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 DHL은 이미 유럽·미주·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SAF 파트너십을 강화해 왔으며, 이번 계약은 SAF 도입 규모와 안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DHL 익스프레스는 SAF 공급과 함께 ‘구매 및 주장(Book-and-Claim)’ 모델을 활용해 SAF 사용에 따른 탄소 감축 효과를 투명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관리한다. 고객사도 해당 모델을 통해 DHL이 확보한 SAF 탄소 감축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으며, 이와 연계된 ‘고그린 플러스(GoGreen Plus)’ 서비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스코프(Scope) 3 배출 감축 전략을 지원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트래비스 콥 DHL 익스프레스 글로벌 네트워크 및 항공 운영 부문 부사장은 “필립스 66과의 협력은 항공 물류의 지속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안정적인 SAF 공급을 확보함으로써 고객 공급망의 탄소 감축에 기여하고, 업계 전반의 탈탄소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