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케이블카 안전검사를? 로프 운송 안전 최신 패러다임 나왔다

2025.11.25 14:40:32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컨소시엄,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삭도시설 원격 검사 로봇 시스템’ 개발해

로봇이 고위험 고공 점검 작업 대체하는 시대 ‘성큼’...“정밀성, 작업자 안전 동시 확보”

와이어 로프 검사 로봇, 삭륜 마모도 검사 로봇으로 안전성·신뢰성 확보한다

 

 

세계 최초로 케이블카·리프트 등 삭도시설을 검사하는 로봇이 탄생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컨소시엄은 현장 실증을 통해 기술의 신뢰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경상북도·포항시·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IAT)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22년부터 총 4년간 약 50억 원의 정부 연구개발비를 들여 추진됐다. 이 과정을 KIRO가 주도했고, 한국시설안전연구원·로보아이·한국원자력연구원·국립한밭대학교·금오공과대학교·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이 참여했다.

 

이번 ‘삭도시설 원격 검사 로봇 시스템’은 그동안 작업자에 의존한 삭도시설 검사 공정을 로봇이 대체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고소 환경에서 수행한 점검 방식을 인공지능(AI) 기반 원격 로봇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작업자의 안전성과 점검의 정밀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기존 삭도 검사는 추락사고의 위험이 높고, 사람의 눈으로 미세한 결함을 놓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컨소시엄은 ▲와이어 로프 검사 로봇 ▲삭륜 마모도 검사 로봇 ▲원격 제어 스테이션 등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와이어 로프 검사 로봇은 AI 영상 인식 기술과 자기장을 활용한 비파괴 검사 기술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로써 로프의 손상·마모·꼬임은 물론,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부 결함까지 찾아낸다. 이 로봇은 최대 분당 4m의 속도로 검사가 가능해 기존 방식 대비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삭륜 마모도 검사 로봇은 가벼운 탄소섬유 복합 소재로 설계됐다. 7개의 관절을 가진 7자유도(7DoF) 로봇 팔(Robot Arm)을 통해 최대 2.8m의 작업 반경을 구현한다. AI 기반 시각서보제어(Visual Servoing) 기술을 이식해, 검사 대상을 스스로 인식하고 위치·자세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특히 로봇 팔 말단에 장착된 멀티모달(Multimodal) 센서로 사람이 측정하기 어려운 0.1mm 단위까지 정밀한 마모도 측정이 가능하다.

 

끝으로 원격 제어 스테이션은 앞선 두 로봇이 측정한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AI 알고리즘이 결함 위치와 검사 결과를 자동으로 정리한 후 보고서를 도출한다. 검사 담당자는 지상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확인한다. 이를 통해 결함 판독, 고장 가능성 등을 사전에 예측·대비할 수 있다.

 

컨소시엄 측은 최근 국내 주요 삭도시설 대상 성능시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현장 검증에서 로봇 시스템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공식 점검 결과와 동일한 결함을 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외선 마모까지 추가로 발견하며 기술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검증했다. 이때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가 수요기관으로서 현장 실증에 협력했다.

 

▲ 시스템 가동 모습. (출처 :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번 성과는 삭도 기술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인정받았다. 로프 운송 시스템의 국제 권고안을 제정하는 기관 국제로프운송기구(OITAF)는 내년 3월 열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회의에 한국 연구진을 공식 초청했다.

 

컨소시엄은 이번 초청에 대응해 로봇 시스템 기술 발표 및 국제 협력 방안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는 로봇 기반 삭도 검사 분야의 국내 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인정받은 것이며, 국제 표준 제정에 참여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컨소시엄 측의 설명이다. 향후 각종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시스템이 가동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개념증명(PoC) 및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비전을 공식화했다.

 

강기원 KIRO 원장은 “이번 시스템 개발은 전 세계 삭도시설 검사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의 생명을 지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전과 직결되는 다양한 분야의 로봇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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