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중국 기업들이 몰려온다

2025.11.21 17:06:46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의 주 전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을 떠나면서 그 자리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이 전시 규모를 한층 키워 세를 넓히는 '땅따먹기'가 활발히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은 내년 CES에서 LVCC에서 가장 큰 규모(3천368㎡)이자 기존에 삼성전자가 자리했던 전시 공간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센트럴홀에 전시관을 꾸렸으나, 내년부터는 윈 호텔에 4천628㎡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별도의 장소에서 분산해 진행하던 TV, 가전 등의 부대 행사를 윈 호텔에서 개최함으로써 회사의 통합된 비전과 신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소개한다는 전략이다.

 

TCL이 삼성전자의 명당을 꿰차면서 기존 TCL의 전시 공간은 하이센스가 차지했고, 하이센스가 비운 자리는 또 다른 중국 가전 기업인 창홍이 일부를 차지했다. 올해 SK가 부스를 꾸렸던 곳은 드리미가 선점했다. 삼성의 '빈집'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하며 핵심 구역을 점령한 셈이다.

 

센트럴홀은 CES에 참가하는 주요 기업들이 몰리는 핵심 전시 공간으로, 매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심축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별도 공간으로 이동함에 따라 내년 CES에서는 중국 가전 기업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변화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 글로벌 행사를 강화함에 따라 CES 부스 운영 전략을 조정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SK는 2019년 3개 주력사(SK하이닉스·SK텔레콤·SK이노베이션)가 참여한 그룹 공동부스를 운영한 이래 CES에 참가해왔으나, 내년 CES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단순한 부스 이동을 넘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공격적인 R&D 투자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CES 2026 기조연설에도 중국 최대 PC 기업인 레노버의 양위안칭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나서서 마이크를 잡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어 내년 CES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도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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