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물류] 아마존 '벌컨', 물류 자동화 새 시대 연다…감각 있는 로봇 ‘첫 등장’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로봇 공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첫 촉감 로봇 '벌컨(Vulcan)'을 공개하며 물류 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아마존은 9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Delivering the Future' 행사에서 물리적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벌컨을 공개하며 작업자의 안전과 작업 효율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산업용 로봇들은 물체와의 접촉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손상 위험이 크거나 작업 중단이 잦았다. 그러나 벌컨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첨단 센서와 물리적 AI를 통해 물체와 접촉하는 순간과 적용되는 힘의 크기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아마존 관계자는 "벌컨은 세상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로봇"이라며 "이는 기존 아마존 로봇으로는 불가능했던 섬세한 작업들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벌컨은 이미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과 독일 함부르크의 풀필먼트 센터에 배치되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인간 작업자가 사다리를 이용해 접근해야 했던 높은 곳이나 허리를 굽혀야 했던 낮은 곳의 재고 피킹(picking) 및 스토링(stowing) 작업을 담당하며 작업자의 육체적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에서는 약 30cm 크기의 칸막이로 나뉜 포드에 재고를 보관하는데 벌컨은 이 칸 내의 복잡한 공간에서 품목을 조작하고 새로운 품목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아울러 벌컨은 아마존 물류센터에 보관된 다양한 품목 중 약 75%를 인간 작업자와 유사한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 또 스스로 특정 품목을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인간 작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효율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아마존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유럽과 미국 전역의 풀필먼트 센터에 벌컨 시스템을 대규모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아마존 관계자는 "이 기술을 전 네트워크로 확장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작업장 안전을 개선하며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줄여 직원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로보틱스] 사이보그 경찰 ‘로보캅’ 현실되나…泰, AI 로봇 경찰 활동 개시
영화 속 사이보그 경찰 ‘로보캅(RoboCop)’이 현실 세계에 등장했다. 전 세계 각국의 경찰이 공공 안전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채택한 로봇을 도입하는 가운데, 태국 신년 맞이 문화 행사 ‘송끄란 축제(Songkran Festival)’ 현장에 AI 경찰 로봇 ‘AI 경찰 사이보그 1.0(AI Police Cyborg 1.0)’이 배치됐다.
해당 로봇은 나콘빠톰 7 지방청, 나콘빠톰 주 경찰청, 지방 당국이 공동 개발했다. 이들은 로봇에 첨단 감시 기술과 실시간 위협 감지 기능을 적용해 미래형 치안 시스템을 선보였다. 구체적으로, 360° 회전 카메라를 통해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안면 인식 기능과 드론·CCTV 네트워크 연동 시스템을 통해 광범위한 구역을 예의주시한다.
특히 AI는 실시간으로 군중을 분석해 잠재적 위협이 되는 무기를 식별함과 동시에, 무해한 물체는 감시 대상에서 제외한다. 감지된 이상 징후는 즉시 지휘 관제 센터로 전송돼 신속한 경찰 대응을 지원한다.
태국왕립경찰(Royal Thai Police)은 해당 로봇에 대해 “상시 가동 전력(Force multiplier that never tires)”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 실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형태는 인간 모습을 모사한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지만, 실상 바퀴 달린 운반대에 의지해 이동성이 제약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로봇은 움직임이 필요할 때 주변 경찰관의 보조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드론·CCTV 등 별도의 기술 없이 단독 활용 시에도 그 가치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함께했다. 결국 경찰복을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 디자인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친다는 평가다.
또한 개인 정보 보안에도 허점을 드러낼 것이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다중이용시설 내 대규모 감시로 인한 개인 정보 침해와 데이터 오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해당 로봇은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이번 로봇은 첨단 기술과 공공 안전을 결합한 법 집행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는 동시에, 개인 정보 침해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와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으로 필요함을 시사한다.
[IT] 애플, AI 기반 검색 도입 예고…구글 검색 점유율 위기 맞나
애플 기본 브라우저 사파리(Safari)에서 구글 검색량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검색 시장을 독점했던 구글의 지배력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해당 감소 요인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툴 사용이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에디 큐 애플 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사파리에서의 검색량이 처음으로 줄었다”며 “이 현상은 사람들이 AI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AI, 퍼플렉시티AI, 앤스로픽 등의 AI 기술이 점차 구글 검색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사파리 내에서도 이들 AI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기존의 검색 방식을 일부 AI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사파리는 구글과의 수익 공유 계약에 따라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애플은 연간 약 200억 달러(약 28조 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큐 부사장은 AI의 완성도가 아직 구글 검색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이용자들의 검색 습관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좋은 기능들이 이미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AI 업체들이 검색 인덱스를 개선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이용자들은 AI 도구를 더 자주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발언 이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7일 하루 동안 7.51% 급락한 152.8달러로 마감됐다. 글로벌 검색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의 핵심 수익 기반이 AI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큐 부사장은 구글과의 수익 계약이 여전히 중요한 수익원임을 인정하며 “AI 기반 검색이 사파리 내 옵션으로 추가되더라도 기본 검색 엔진은 구글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고성능 칩에 GPS 탑재? 미국, 대중 수출통제 법안 본격화
미국 연방 하원이 자국 반도체 기업이 생산한 고성능 AI 칩이 중국 등 수출 제한 국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치 추적 및 작동 차단 기술 의무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빌 포스터 의원이 발의 예정인 이 법안은 6개월 내 상무부의 규정 마련을 요구하며, 칩이 수출 제한 국가에서 작동하지 못하도록 부팅 차단 기능을 포함할 것을 명시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중국 스타트업들이 우회 경로로 엔비디아 GPU를 확보한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미 정부가 단순 수출 제한을 넘어 반도체 유통 전 단계에 대한 통제 강화로 나아가는 흐름이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도 해당 법안에 공감하며 초당적 지지가 형성되고 있어 입법화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포스터 의원은 “AI 칩이 중국 공산당이나 인민해방군에 활용되는 것은 현실적 위협”이라며, 대기업들이 이미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추적 기술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 큰 기술 장벽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법 시도는 미국 정부가 단순 수출 금지에서 나아가 반도체 유통 전 주기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AI] 오픈AI, 비영리 통제 선언에도…머스크 “소송은 계속된다”
오픈AI가 최근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구조를 통해 비영리 조직의 통제 유지를 선언하며 영리화 논란을 진화하려 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 소송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의 법률대리인 마크 토버오프는 오픈AI가 발표한 조직 개편이 “실질적인 변화 없이 여전히 폐쇄형 AI(closed-source AI) 개발을 고수하고 있으며, 비영리의 자산이 샘 올트먼과 투자자들의 사익을 위해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AI가 비영리 통제 구조 유지라는 말 뒤에 “지분 구조 축소 등 핵심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픈AI는 이에 대해 “머스크의 소송은 악의적이며 근거 없다”고 반박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지방법원은 오픈AI의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내년 3월부터 정식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조직 구조 문제가 아닌, AI 기술의 개방성과 윤리성, 지배 구조, 그리고 기업의 투명성이라는 근본적 질문을 다시 던지는 사건으로 확산되고 있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