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가 산업의 중심에 서면서, 차량 업데이트와 새로운 기능 추가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실시간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IT 기업은 SDV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며 생태계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의 전환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파트너십 강화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을 맞잡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으로 자율주행, SDV, 로보틱스 등 그룹의 신성장산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SDV,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설루션을 지능화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 적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AI 모델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시키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그룹 산하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으로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활용하게 되면서 그룹의 제조 효율성과 R&D 역량이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SDV 시장 공략하는 벡터코리아
벡터코리아는 한국 시장을 아시아 허브로 삼아 본격적인 SDV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벡터코리아는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도입,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구축, 무선 업데이트 차량 시스템 구축, AI 기반 시스템 테스트 진행 등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공개했다.
황재영 벡터코리아 차량 통신 설루션 사업부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차량 기능을 모듈화한 ‘모듈형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개발해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며 “LG전자, 삼성전기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시장 변화에 능동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 SDV 인재 양성 나선다
폭스바겐그룹 우리재단(이하 우리재단)은 한국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을 위한 ‘위:런(WE: Learn)’ 이니셔티브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재단은 폭스바겐그룹 코리아가 지난해 5월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세운 비영리재단이다. 이중 ‘씨:미(SEA:ME)’는 위: 런 이니셔티브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씨:미는 독일 42 볼프스부르크를 비롯한 독일과 국내 미래차 전문가들이 펠로로 참여해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중점의 교육을 제공하는 석사 수준 과정이다. 42 볼프스부르크와 42 베를린 캠퍼스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을 위해 지원하는 비영리 코딩학교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 제공에서 나아가 수강 학생들의 모빌리티 분야 취업도 지원한다.
폭스바겐그룹 코리아와 우리재단은 2022년 3월 정부 혁신융합대학사업의 미래차 컨소시엄에 소속된 국민대, 아주대, 인하대, 충북대 등 7개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까지 3년째 씨: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씨:미는 동료 간 학습,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커리큘럼은 임베디드 시스템, 자율주행 시스템 등 2개 모듈로 시작한 후 모빌리티 트렌드에 맞춰 모빌리티 생태계·소프트웨어 안전성·사이버 보안 등 3개 모듈이 추가됐다. 씨:미는 학생들에게 1년간 42 볼프스부르크에서 수학할 기회도 제공한다.
HL클레무브, 하만과 파트너십 맺어
HL클레무브는 ‘CES 2025’에서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과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은 차량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하나의 중앙 제어기를 통해 관리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 효과와 설계 유연성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인 SDV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다. HL클레무브는 이번 계약에 앞서 통합 플랫폼 제품 개발과 트랙 테스트를 마쳤다.
윤팔주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의 연결을 강화해 SDV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미래 모빌리티를 이끌어 갈 혁신 설루션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천 소봇카 사장은 “성능과 안전성을 균형 있게 갖춘 중앙 컴퓨트 플랫폼을 통해 완성차 제조업체가 신속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소비자가 기대하는 차량 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기술 강화하는 LG이노텍
LG이노텍은 CES 2025에 3년 연속 참가하며, 진화한 모빌리티 혁신 제품들을 대거 전시했다. 올해는 모빌리티 단독 테마로 전시가 기획됐다. 부스 중앙에는 LG이노텍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미래차 목업이 자리 잡았다. 안에는 차량 센싱, 조명 부품 등 15종의 제품이 탑재, 전시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모빌리티, AI, 퓨처 패스웨이 등 3개의 구역으로 나눠 전장 제품뿐 아니라 FC-BGA 등 반도체 기판 제품을 프라이빗 부스와 퍼블릭 부스 등 두 곳에서 선보였다면 올해는 오직 전장 제품만을 선보였다.
작년 목업에 탑재됐던 전장 부품이 18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개 정도 줄었지만, 작년보다 성능을 개선한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전시가 진행됐다. 그 중 자율주행·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센싱 부품사업 분야의 제품인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은 CES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제품은 500만 화소급 적녹청(RGB)-적외선(IR) 겸용 센서를 장착한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로,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 감지해 졸음운전 등을 방지한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