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PF 제도 개선 방안 발표

2024.11.18 18:28:09

김근태 기자 kkt1@hellot.net

 

정부는 11월 14일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안정성을 높이고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부동산 PF 제도 개선 방안」’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협력하여 마련한 것이다.

 

PF는 대상 사업의 미래 현금 흐름(수익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기법으로, 주택 공급과 관련된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그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과 50여 차례에 걸친 전문가, 시행, 시공, 금융 등 분야별 의견 수렴을 통해 이번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이번 제도 개선은 부동산 PF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향후 주택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부동산 PF 제도 개선 방안 요약

 

 

● 부동산 PF 현황 및 문제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기법으로, 현재 약 230조 원 규모에 달하며, 이 중 약 70%가 주거시설에 해당한다. PF는 주택 공급과 건설 투자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사업별 현황은 주거 아파트 44%, 비아파트 23%, 업무 13%, 산업 11%, 상업 4%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서는 디벨로퍼가 금융사와 연기금 등 지분 투자자를 유치하여 30~40%의 자기자본으로 토지를 매입한 후, 건설 단계에서 PF 대출을 받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단순 분양 수익뿐만 아니라 임대 수익도 확보하여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미쓰이 부동산은 총자산 79조 원 중 분양 36%, 임대 31%, 매니지먼트 20%의 수익 구조를 보인다. 반면, 한국의 경우 디벨로퍼의 영세성과 단기 수익 추구 경향으로 인해 5% 이내의 자기자본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고금리 대출(브릿지 대출)을 받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부동산 개발업체는 약 2,400개 사이며, 이 중 95%가 연 매출 100억 원 이하의 영세업체이다.

 

대출 기관은 낮은 자본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사업성을 평가하기보다는 건설사와 신탁사의 보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낮은 자본·높은 보증 구조는 부동산 경기 위축이나 사업 여건 악화 등 환경 변화에 취약하며, 리스크가 시행사에서 건설사, 금융사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공사 지연과 금융 비용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PF 관련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정부는 PF 위기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PF 정보의 부재는 시행사가 사업 착수 여부를 판단하거나 투자자와 대출 기관이 투자 및 대출 결정을 내리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동산 PF 선진화를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과 전문가 및 업계와의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

 

한국개발연구원은 “자기자본은 늘리고 보증은 줄이는 방향으로 PF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토지 출자 시 양도세를 이연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제3자 보증은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토연구원은 “사업 실적, 경영 상태, 전문 인력 등을 기반으로 디벨로퍼를 평가하고 우수 디벨로퍼에게 공공택지 우선 공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PF 대출 시 진행되는 사업성 평가의 질적 개선을 위해 평가 전문 기관의 지정 및 평가 체계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동산개발협회는 “연기금 투자 등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인 자기자본 비율 상향을 유도하고, 투명한 PF 시장 조성을 위해 통합된 정보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건설·주택협회는 “PF 위험을 사실상 시공사의 신용 보강으로 담보하고 있으며, 사업성 기반으로 PF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행 책임 준공 확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시행사 대표는 “낮은 자본으로 고수익을 노리는 시행사도 변해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PF 대출을 유도하는 금융권의 영업 행위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PF 대출 담당자는 “사업성만큼 디벨로퍼 역량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업체가 영세하고 우수 디벨로퍼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부재하여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주요 내용

중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의 자기자본비율 유도 및 부동산 PF 산업 구조 선진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산업의 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의 자기자본비율인 20%를 유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시장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투자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수준의 자기자본 확충으로 현물출자를 통한 안정적 사업구조 마련 현물출자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인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자본 확충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여 자본 확충을 유도하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한다. 금융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 체계를 합리화하여,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한다. 부동산 PF 시장의 공정 질서 확립  PF 대출 과정에서 사업성 평가를 강화하여,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마련한다.

 

또한, 금융위는 안정적 자기자본을 갖춘 리츠에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 매입 우선권을 제공하여 안정적 개발+운영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경우 택지 공급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고, 우량 용지를 리츠(개발+운영 사업자)에 공급하여 지역 내 랜드마크 상업시설 개발과 헬스케어 리츠 등 특화형 개발을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을 통해 부동산신탁사의 토지신탁 내실화 및 역량 있는 한국형 디벨로퍼 육성을 지원하고, 부동산 생산 구조를 분양에서 개발+운영 중심으로 선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의 토지신탁 내실화 및 역량 있는 한국형 디벨로퍼 육성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이번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하겠다”라고 말했다.

 

헬로티 김근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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