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까다로웠던 측정 검사, 자율주행로봇 융합해 공간 제약 없앤다

2023.11.24 21:33:53

이동재 기자 eltred@hellot.net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 측정솔루션사업부 홍석관 부사장 인터뷰

“별도 측정실 구축 필요 없고, 검사 샘플 비율 높일 수 있어”

“자동차, 방산, 항공기, 건설 등 큰 부품 다루는 현장에 적용 가능”

 

 

제조 공정에서 제품은 언제나 다양한 소재, 부품이 결합, 조립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때 각 구성 부품의 크기나 형태의 작은 오차(誤差)는 곧바로 완제품의 품질 저하나, 심각한 경우 제품의 폐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각 부품이 설계한 대로 만들어졌는지 측정하고 검사하는 공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컴퓨팅, 통신 등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산업 현장의 자동화 강풍이 전 세계 제조업을 덮치면서, 제품 측정 및 검사 공정에도 변화가 일었다. 기존에 작업자가 제품 중 일부를 임의로 선별해 산업용 측정기로 하나하나 직접 검사하던 공정이 자율주행로봇, 협동로봇 등에 의해 자동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HEXAGON MANUFACTURING INTELLIGENCE) 측정솔루션사업부는 제조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부품 및 제품의 외형을 측정해서 최초 설계 데이터와 오차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공정에 필요한 각종 산업용 측정기와 소프트웨어 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헥사곤 매뉴팩처링 인텔리전스 측정솔루션사업부 홍석관 부사장을 만나 이 측정 시스템 자동화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측정솔루션사업부는 자동차, 항공기, 금형, 전자부품 등 산업 현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제작 정밀도와 품질을 검사하는 3차원 측정기와 측정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그리고 관련된 기술 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3차원 측정기는 크게 고정식 측정기와 이동식 측정기로 나뉘는데요. 고정식 측정기는 측정실이라는 특정 공간에 측정기를 두고 측정이 필요한 부품이나 제품을 측정실로 가져와서 검사할 때 쓰고요, 이동식 측정기는 선박, 항공기, 터빈 블레이드 등 부피가 커 측정실로의 이동이 어려운 제품들을 측정할 때 씁니다.”

 

Q. 전 세계적으로 제조 현장의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측정 검사 공정에도 변화가 있다고 들었어요.

 

“기존의 측정 검사 공정은 대부분 수동으로 진행돼 작업자가 필요했어요. 그것도 숙련된 작업자요.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측정 품질이 일부 다르게 분석될 여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제조업은 매우 빠르게 변해, 수동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측정 검사 공정에도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헥사곤도 약 8년 전부터 산업용 로봇(로봇팔)을 결합한 자동 측정 시스템을 개발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는데요. 로봇만을 이용하는 경우 측정 장비가 로봇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두는 측정실이 별도로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현장에 측정실을 다수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해요.”

 

 

Q. 그럼 공간 자체나 구축 비용에 한계가 있겠네요.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 현장이라면 자동차의 조립 정밀도를 검사하기 위해서 별도의 측정실을 구축하고 조립된 자동차를 측정실로 이동시켜 측정해야 하는데요. 이런 측정실과 부대 설비 구축에 최소 15억 이상의 높은 비용이 발생하고, 항온∙항습 처리 등 측정실 운영에도 비용이 발생해요. 또한 하루에 측정할 수 있는 자동차의 수도 생산되는 자동차 대수에 비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적은 샘플 검사로 전체의 품질을 예측해야 하는 거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자체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측정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유연 자동화 검사 시스템(Flexible Automation Inspection System)이 필요해요. 헥사곤도 기존의 측정 시스템에 협동로봇뿐 아니라 자율이동로봇(Autonomous Mobile Robot, AMR)을 결합한 측정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최근 국내 AMR 분야 선도기업 시스콘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얼마 전 시스콘과 함께 개발 중인 ‘자동(Automotic) 및 자율(Autonomous) 측정 시스템’의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헥사곤의 이동식 정밀 측정 장비와 시스콘의 AMR을 결합해, 측정 검사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시스템입니다. AMR 2대에 측정 센서(AS1 Scanner)가 달린 협동로봇과 측정 장비(Laser Tracker AT960MR)를 결합, AMR이 마치 로봇청소기처럼 스스로 이동해서 자동으로 제품을 측정하고, 측정 결과를 기록해요.

 

이렇게 하면 별도의 측정실을 구축하지 않아도, 제품이 AMR이 다닐 수 있는 공간에 있기만 하면 자동으로 측정 및 분석 작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측정실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품질 검사를 진행하는 샘플의 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요. 게다가 자율주행으로 무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먼 에러(human error)를 최소화할 수 있고, 작업자의 근무 시간에 상관없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죠.”

 

Q. 진정한 의미의 자동화겠군요. 이번에 공개한 것이 시제품이라면 상용화 제품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현재 시스템은 프로토 타입에 가까운 형태예요. 완성도는 85% 정도. 하드웨어적인 숙제보다는 현장에서 시스템을 좀더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UI 등을 최적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어요. 빠르면 내년 1분기, 늦어도 2분기 안으로 상용화 제품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자동 및 자율 측정 시스템이 어떤 산업 현장에 가장 필요할까요?

 

“대체로 자동차 제조 현장처럼 시간당 생산량이 타이트한 현장에서 자동화 솔루션을 많이 필요로 해요. 생산량이 많을수록 검사 샘플의 비율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품질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하니까요.

 

전차, 장갑차, 전투기 등을 제조하는 방산 분야에서도 다루는 부품이 많고 제조에 높은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고요.

 

항공기 회사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항공기 외형 상의 이상은 없는지, 혹은 수리 등을 이유로 날개 같은 부품을 떼었다가 재조립했을 때 제대로 된 치수로 붙었는지 등을 확인할 때 쓰려는 거예요.

 

그리고 건설 분야. 최근 지상에서 각 층을 만들고 크레인으로 하나씩 쌓아 올리는 식의 모듈형 건축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콘크리트를 쓰지 않고 볼트, 리벳 등을 쓰고, 또 층을 쌓아올리고 난 이후에는 수정이 힘들기 때문에 지상에서 만든 제품의 정밀도가 이전보다 중요해요.

 

이 밖에도 크기가 크고 무거운 부품을 다루면서 정밀도가 중요한 다양한 현장에서 자동 및 자율 측정 시스템이 활약할 수 있어요. 사람이 측정기를 가지고 측정할 수 있는 크기 범위를 벗어나 측정 자체가 불가능했던 상황에도 자동 측정 시스템을 사용해 측정 검사를 할 수 있죠.”

 

 

Q. 국내 제조업 현장들의 자동화 수준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중소기업처럼 규모가 작은 산업 현장에서도 자동 및 자율 측정 시스템이 쓰일 수 있을까요?

 

“국내 산업 현장의 측정 시스템 자동화 수준은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자동화가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소 현장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인력난, 숙련된 작업자를 확보하는 거예요. 설사 확보했다고 해도 인건비 상승이나, 특정 작업자에 의존하는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죠. 자동화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봐요. 품질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그렇고. 또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초기엔 비싸도 결과적으로 쓰면 쓸수록 수익성이 좋거든요.”

 

Q. 마지막으로 헥사곤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헥사곤의 경쟁력은 기술 융합에 있어요. 그냥 단순히 산업용 측정기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이미 많이 있거든요. 단순히 측정기 제품 한 대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측정기를 다양한 솔루션과 결합해 실제로 현장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일례로 최근에는 측정 장비를 부품이나 제품을 검사하는 데만 쓰지 않고, 가공이나 조립을 수행하는 협동로봇의 가이던스로 쓰는 솔루션을 검토 중에 있어요. 작업 위치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함으로써 작업 정밀도, 가공 품질을 높이는 데에 활용하자는 거죠.

 

헥사곤은 협력사들과 함께 기업들에게 가성비 좋은 측정 자동화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현장 맞춤 기술 교육과 최신 기술 지원에 힘쓸 계획입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Copyright ⓒ 첨단 & Hellot.net





상호명(명칭) : (주)첨단 | 등록번호 : 서울,자00420 | 등록일자 : 2013년05월15일 | 제호 :헬로티(helloT) | 발행인 : 이종춘 | 편집인 : 김진희 | 본점 :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27, 3층, 지점 : 경기도 파주시 심학산로 10, 3층 | 발행일자 : 2012년 4월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유활 | 대표이사 : 이준원 | 사업자등록번호 : 118-81-03520 | 전화 : 02-3142-4151 | 팩스 : 02-338-3453 | 통신판매번호 : 제 2013-서울마포-1032호 copyright(c) HelloT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