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전력 믹스에서 풍력과 태양광이 2025년에 처음으로 화석연료 발전을 넘어서는 전환이 나타났다.
미국 ESG 전문 매체인 ESG 뉴스(ESG News)에 따르면,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공개한 신규 데이터에서 2025년 EU 전력 생산에서 풍력과 태양광이 화석연료 발전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화는 역내 태양광 설비 급증과 변동성이 큰 가스 시장, 기존 석탄 발전 감축, 전력 시장 개혁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버에 따르면 2025년 풍력과 태양광은 EU 전력의 30%를 생산했으며, 화석연료 비중은 29%로 떨어졌다. 태양광은 4년 연속 20% 이상 성장하며 전체 전력의 13%를 공급했고, 풍력은 17%를 담당했다.
비아트리체 페트로비치(Beatrice Petrovich) 엠버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 겸 보고서 책임 저자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글로벌 무대에서 불안정을 키우는 가운데,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엠버는 2025년 초 유럽 전역이 이례적으로 맑은 날씨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람은 약했고 강수량도 줄어 수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풍력 발전량도 2% 줄었다. 그럼에도 태양광의 급속한 확대 덕분에 재생에너지 전체 발전량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태양광 발전은 모든 EU 회원국에서 증가했으며, 헝가리, 키프로스, 그리스, 스페인, 네덜란드에서는 전력의 5분의 1 이상을 태양광이 공급했다. 페트로비치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강한 태양광 발전이 바람과 수력 자원이 약한 달에도 재생에너지의 전체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2025년 재생에너지는 전체 EU 전력 믹스의 48%를 차지해 거의 절반에 근접했다. 14개 EU 회원국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모든 화석연료 발전을 합한 것보다 많은 전력을 생산했으며, 이는 석탄 감축 가속화, 계통 통합 및 저장설비 투자 확대 등 역내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페트로비치 애널리스트는 석탄의 역할 축소가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석탄 발전은 말기적 쇠퇴 단계에 있다. EU에서 석탄은 역사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5년 EU 전력 믹스에서 석탄 비중은 9.2%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탄소 가격, 각국의 석탄 폐지 약속, 석탄 화력발전 설비에 대한 재투자 제한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됐다.
석탄이 줄어드는 동안 2025년 가스 발전은 수력 발전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8% 증가했다. 가스 사용량 확대는 전력 부문의 가스 수입 비용을 16% 끌어올려 320억 유로(약 370억 달러)에 이르게 했으며, 이는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 처음 나타난 연간 증가라고 ESG 뉴스는 전했다.
페트로비치 애널리스트는 “EU의 다음 과제는 값비싼 수입 가스 의존도를 눈에 띄게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스 사용 증가가 도매 전력 가격 상승과 연결됐다고 지적하며, 2025년 가스 사용 비중이 높은 시간대의 전력은 2024년보다 11% 더 비쌌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시장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중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저장설비와 수요 응답, 국가 간 전력 연계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엠버는 분석했다. 특히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에서 배터리 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추가 저장설비는 풍력과 태양광 전력을 저녁 수요 피크 시간대로 이동시켜 가격 급등 완화와 계통 안정 비용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장기 계약 확대, 무탄소 자원 투자 가시성 제고, 단기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전력시장 설계 개편을 마무리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를 위한 경매 제도와 인허가 규칙을 손질하고, 송전망 보강을 가속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기업 바이어와 산업용 전력 소비자에게는 발전 믹스 변화가 전력 구매계약(PPA), 탄소 가격, 넷제로 전략과 맞물리고 있다. 석탄의 지속적인 감소와 태양광 경쟁력 개선은 향후 탄소 비용 노출을 줄이고, 전기화된 공정에 투입할 청정 전력의 가용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됐다.
ESG 뉴스에 따르면 유럽의 전력 시스템은 여전히 청정에너지 정책과 통합을 시험하는 세계 최대 실험장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25년 EU 데이터는 태양광이 대규모로 다른 재생에너지의 기상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고, 공급 차질이 있어도 석탄 폐지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앞으로의 과제가 전기화와 산업 탈탄소화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U의 청정 전력 확대는 통상정책, 수소 전략, 에너지 믹스가 다른 지역 간 경쟁력 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구조적인 석탄 감소와 태양광 보급 확대, 저장설비 부상은 2020년대 후반 전력망이 공급안보, 비용, 배출 저감을 어떻게 조합할지 가늠하게 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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