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 소음성 난청·소통 부재 문제, ‘물리 기반 AI’로 해결

2025.11.07 14:03:06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UNIST 기계공학과·인공지능대학원 정임두 교수 연구팀이 AI 기술로 산업 현장의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기술을 선보이며 전국 규모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UNIST의 ‘세이프엔젤(SafeAngel)’ 팀은 11월 5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5년도 AI 챔피언 대회’ 본선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하며 과기정통부 장관상(AI 챌린저상)을 수상했다. 전국 630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올해 처음 열린 전국 단위 AI 기술 경연으로, 치열한 경쟁 끝에 단 5개 팀만이 본선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는 예선을 거쳐 100팀, 20팀, 최종 결선 8팀으로 압축됐으며 세이프엔젤 팀은 실용성과 기술 완성도, 사회적 파급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에는 정임두 교수를 비롯해 김태경·김경환·김도현·공병훈·이윤수 연구원이 참여했으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서준영·방진아·문영민 연구원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들이 선보인 연구 과제는 ‘산업 맞춤형 능동 청력 보호 및 소통 장치를 위한 온디바이스 물리 기반 AI(On-Device Physical AI) 기술’로, 산업 현장의 소음성 난청과 소통 부재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성 질환의 98.8%가 소음성 난청이었으며, 귀마개 착용 시 경고음이나 동료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세이프엔젤 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가 ‘필요한 소리만 선택적으로 듣는’ 기술을 구현했다. 물리 기반 인공지능(Physical AI)을 적용해 기존 노이즈 캔슬링이 잡지 못하는 고주파나 충격음을 구분하고 제거하면서, 작업자의 귀를 보호함과 동시에 경고음과 대화는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했다.

 

핵심 기술은 물리 법칙을 AI 학습에 반영한 ‘PINN(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 방식이다. 이 기술은 작업자 주변의 소음을 실시간 분석해 위험 주파수 대역만 선택적으로 걸러내고,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는 물리적 필터를 AI가 자동으로 조정해 불필요한 고소음을 차단한다. 또한 기계 소리의 변화를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거나, 작업자 음성 패턴의 변화를 감지해 피로도나 사고 위험을 판단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정임두 교수는 “AI 기술로 생산 현장의 고질적인 난청 문제와 소통 부재로 인한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소음 속에 숨어 있는 기계의 고장 신호까지 분석해, 인공지능이 작업자를 지키고 생산 효율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현장에서 출발한 이번 아이디어가 물리 기반 AI의 실질적인 발전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이프엔젤 팀은 본선 심사에서 전문가 평가뿐 아니라 국민참여단 200명의 투표로 ‘최고 기술 1위’를 차지하며 ‘AI 임팩터상(인기상)’도 함께 수상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AI 챌린저상’과 ‘AI 임팩터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후속 연구를 위한 최대 5억 원 규모의 지원도 받게 된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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