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금은 APEC 회원들이 다시 한번 개방과 협력의 정신으로 새로운 경제 번영의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30일 오전 경주 소노캄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 개회사에서 현재 국제 통상 환경과 관련해 "글로벌 경제 질서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가 천년고도 신라의 수도였음을 언급하며 APEC의 협력 방향으로 연결, 혁신, 번영 등 3대 축을 제안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규범 기반 다자무역체제가 세계 통상 질서의 핵심축이 돼야 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를 보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APEC이 개방적 다원주의를 통해 연계성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아태지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같은 메가(MEGA) 협정과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등 디지털 협정을 통해 새로운 통상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태생적으로 비구속적이고 자발적인 협력을 기초로 하는 APEC은 그간 새로운 협력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복수국 간 협력의 초석을 놓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경제협력체로서의 APEC 역할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디지털 서비스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APEC이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디지털 전환과 AI 협력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미래 번영을 좌우하는 필수 전략"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특히 AI 분야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모든 회원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또 "에너지 전환을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지속가능한 경제 번영의 주춧돌로 인식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런 의지를 담아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시켰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여 본부장은 "불확실한 통상환경, 공급망의 분절화, 기후위기 등 도전들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우리의 협력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1천년 전 신라가 치열한 패권 경쟁 속에서도 개방을 선택했듯 우리도 글로벌 통상의 파고를 넘어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어가자"고 덧붙였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