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라발은 환경 규정, 연료 전환, 운항 최적화 등 자사 친환경적인 해상 청사진을 한 흐름에 담았다. 제24회 국제조선·해양산업전(KORMARINE 2025)에서 이 모습을 고스란히 참관객에게 각인시켰다.
KORMARINE 2025는 이달 21부터 2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소재 전시장 벡스코에서 열렸다. 해당 전시회는 1980년 첫 회 이후 격년으로 이어온 대표 조선·해양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부산광역시·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KOSHIPA)·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RX K. Fairs·벡스코가 공동 주최·주관했다.
전시장에는 전 세계 40개국 소재 약 1000개 업체가 2100개 부스를 꾸렸다. 이번 전시회는 ‘연료·전력·데이터’ 전환을 실행 가능한 솔루션 중심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알파라발은 열교환·분리·유체 취급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장비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네트워크를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체연료(Alt-fuel) ▲해양 지속가능성(Marine Sustainability) ▲서비스·디지털화(Service & Digitalization) 등 세 구역으로 부스를 구성해 직관적인 참관을 도왔다. 연료공급·안전 패키지, 마찰 저감 및 부착생물 억제 솔루션, 운항 데이터 서비스등 전주기 로드맵이 사측 전시장에 총망라했다.
현장에는 각 존을 대표하는 솔루션이 각각 배치됐다. FCM 암모니아(FCM Ammonia), 오션가이드(OceanGlide), 소니헐 익스트림(Sonihull Xtreme) 및 트랜스듀서(Transducer), 오션버드(OceanBird) 윙 세일, 스톰지오(StormGeo) 등 데모가 참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암모니아 준비형 연료 패키지 선보인 ‘대체연료’ 구역
알파라발은 저인화점 연료를 위한 핵심 장비 세트를 묶어 보여줬다. ▲연료공급·컨디셔닝 패키지 ‘FCM 암모니아’ ▲암모니아 누출·배출 시 확산·점화 위험을 줄이는 안전 모듈 ‘ARMS(Ammonia Release Mitigation System)’ ▲고효율 소형 열교환기 ‘PCHE(Printed Circuit Heat Exchanger)’ ▲암모니아 연료 적용을 대비한 인터페이스·제어 보일러 ‘하이브리드 레디 암모니아 보일러(Hybrid-ready Ammonia Boiler)’ 등을 소개했다.
모형으로 소개된 FCM 암모니아는 탱크에서 엔진까지 연료를 보내는 동안 온도·압력·점도를 안정 구간에 맞추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상이 감지되면 밸브를 닫아 안전 배출 라인으로 우회하도록 절차를 묶은 스키드형 연료공급 모듈이다. 쉽게 말해, 연료 컨디셔닝 모듈을 한 베이스 프레임에 모아 설치·시운전 시간을 짧게 가져가려는 의도가 담긴 솔루션이다.
이어 소개된 ARMS는 암모니아 누출을 감지해 해당 구간을 격리하고, 강제 환기와 벤트 처리를 순서대로 실행해 확산·점화 위험을 낮추는 보조 시스템이다. PCHE는 금속 판재에 미세 채널을 새겨 적층과 확산 접합으로 만든 인쇄회로형 열교환기인데, 같은 용량을 더 작은 체적과 질량으로 처리하면서도 높은 압력과 온도를 견디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른 한편 하이브리드 레디 암모니아 보일러는 현행 연료로 운전하면서 이후 암모니아 연료와 제어를 얹을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미리 반영한 개념으로 제시됐다. 정박 구간에는 육상 전원 연계로 보조 계통을 돌려 계류 배출을 줄이는 운전 시나리오가 함께 설명됐다.
“마찰은 낮추고, 바람은 더하고” 지속 가능한 해상 위한 구상 ‘해양 지속가능성’ 존
이 구역에서는 선체 하부에 미세 기포층을 만들어 항주 마찰을 줄이는 ‘오션가이드’가 참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선박과 바닷물 사이의 접촉면을 최소화해 에너지 최적화를 노리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기포 쿠션을 통해 추진 저항을 낮추는 솔루션이다.
회사는 탄소집약도지표(CII) 개선과 연료 절감 효과를 강조했다. 그려먼서 약 20여 척 운항 성과를 근거로 체감 절감을 제시했다. 이때 CII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정한 선박 탄소집약도 등급화 제도로, 선박의 연간 이산화탄소(CO₂) 저감 및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매기는 효율 지표다. A~E 등급이 부여되며 5000GT 이상의 국제항해 선박에 적용된다.
또한 이 존에는 풍력을 추진 보조로 쓰는 ‘오션버드 윙 세일’도 공개됐다. 강체(Rigid) 윙을 다단 제어로 최적 각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바람의 양력·항력을 이용해 추진력을 보태 연료 소모와 배출을 줄인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실선 설치 검증을 앞뒀다.
‘서비스·디지털화’ 존, 초음파 방오와 운항 데이터를 ‘한큐에’
초음파 기반 방오(防汚) 솔루션 ‘소니헐 익스트림’이 배치된 전시관이 바로 서비스 존이다. 이 기술은 화학제 없이 선체·시스템 내부의 부착생물 생장을 억제해 청소 주기와 저항을 동시에 줄이는 것이 핵심 메커니즘이다. 선박에는 따개비·조류 등 생물이 선체나 배관에 달라붙어 저항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이다. 특정 주파수의 진동으로 초기 부착을 방지하는 초음파 방오(Anti-fouling)를 채택한 방식이다.
알파라발은 올해 4월 영국 소재 소니헐 브랜드인 ‘NRG 마린(NRG Marine)’을 인수하며 관련 포트폴리오를 편입했다.
디지털화 영역에서는 항로 최적화, 연료·규제 대응 플랫폼 ‘스톰지오’가 등판했다. 연료 관리(Bunker Management) 대시보드가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이는 항로·기상·속력·연료 데이터를 통합해 CII 영향과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제 ‘EU ETS’ 비용 노출을 사전에 가늠하는 데 목적은 둔다. 현장에서는 보고와 규정 준수 워크플로를 단순화하는 구성을 강조했다.
이 밖에, 전시기간 중 현장에서 한국알파라발과 한화오션에코텍이 암모니아(NH₃) 연료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력 범위는 ‘암모니아 저인화점 연료공급 시스템(LFSS)과 ’벤트 가스 처리 시스템(VTS)을 포함한 이중연료 추진선용 연료 패키지 혁신이다.
알파라발은 LFSS·VTS 공급, 한화오션에코텍은 전체 시스템통합(SI)·엔지니어링을 맡아 실증부터 초기 상업 프로젝트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한편, 이번 KORMARINE은 주요 행사인 ‘코마린 콘퍼런스 2025(KORMARINE Conference 2025)'가 함께 열렸다. ‘변화하는 지정학, 그리고 새롭게 그려지는 해양산업의 미래(Shaping the Future: Change of Geopolitics and Maritime Industry)’를 주제로 다양한 시각의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산업·학계·연구기관 연사가 지정학, 연료 전환, 디지털 전환(DX), 표준 이슈를 논의하는 세션을 운영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