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런테크놀로지 천창환 CTO 인터뷰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사람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해줄 기술이 필요하다. 그 눈 역할을 맡는 센서가 바로 라이다(LiDAR)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주변 사물을 3D로 파악하는 센서로, 공간 정보와 도로 상황을 높은 정밀도로 감지한다. 이에 뷰런테크놀로지(이하 뷰런)는 라이다를 똑똑하게 쓰는 법을 설계하는 기업이다. 뷰런은 라이다를 기반으로 주행 환경을 정밀하게 읽어내는 인지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이제는 단순 인지를 넘어 예측과 판단까지 아우르는 기술로 도약하며, 플랫폼을 통해 자율주행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라이다 대중화 향한 걸음 시작되다
뷰런은 라이다 기반 인지 솔루션 기술을 핵심 동력으로 자율주행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기술기업이다. 뷰런은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융합해 객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무기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AI 개발 플랫폼 ‘뷰엑스(VueX)’를 기반으로 라이다 대중화의 문을 열고 있다.
이에 뷰런은 기존 라이다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하며,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글로벌 OEM 및Tier 1 고객사와 함께 실증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뷰런 천창환 CTO는 “우리의 기술은 단순한 라이다 센서 기술에서 나아가,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을 구현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인지, 예측, 판단까지 아우르는 뷰런의 기술 전략은 자율주행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했다. 뷰런은 2019년 설립 이후 자율주행의 핵심인 인지 기술에 주목하며 라이다 기반의 독립적인 인지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당시 많은 기업이 카메라 중심의 자율주행 모델을 실험하던 시기였지만, 뷰런은 라이다의 정밀성과 안정성에 기반한 전략을 고수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천창환 CTO는 “라이다는 일반적으로 고가 센서로 분류되며 대중화의 한계가 있었다. 다만, 가격 장벽이 낮아지는 시점이 오고 있으며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뷰런의 전략은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라이다 경험을 확산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뷰런은 ADAS 및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뷰원(Vueone)’, 스마트 인프라를 지원하는 ‘뷰투(Vuetwo)’에 이어 뷰엑스를 시장에 선보이며 상용화를 가속하고 있다.
특히 뷰엑스의 경우 핵심 기능은 데이터 업로드에서 시작된다. 사용자는 자체 수집한 라이다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이를 레이블링하고,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 학습을 수행한다. 이후 학습된 모델은 저사양 제어기 환경에서도 실행 가능한 형태로 배포돼 현장에 즉시 적용하게 된다.
이 같은 기능은 라이다 센서를 처음 사용하는 기업도 손쉽게 적용하게 하며,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천창환 CTO는 “뷰엑스는 단지 알고리즘의 집합이 아니라, 실제 OEM이나 티어원 고객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행형 툴킷”이라고 강조했다. 뷰런의 고객사들은 실제 자율주행 차량이나 인프라 시스템에 뷰엑스를 적용해 기능 테스트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판단 영역까지 연동 가능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알려졌다.
천창환 CTO는 뷰엑스에 대해 에이전틱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 어떤 데이터를 더 수집해야 하는지 시스템이 스스로 제안하고 학습 방향을 조정하는 자가 개선형 AI를 목표로 삼았다. 이는 단순히 자율주행에 한정된 솔루션이 아니라, 다양한 센서 기반 산업 전반에 확장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플랫폼 고도화로 라이다 수요 늘릴 것”
뷰런이 강조하는 또 다른 강점은 범용성과 호환성이다. 천창환 CTO는 “우리는 어떤 라이다 센서든 똑같은 성능을 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뷰런은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글로벌 라이다 센서 제조사들과 협업하며, 각각의 센서가 가진 장단점을 데이터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입력되는 포인트 클라우드의 형식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결과값을 생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데이터였다. 뷰런은 미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실제 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며, 환경별 데이터 차이를 극복했다. 이 경험은 저사양에서도 실시간 처리가 가능한 고효율 알고리즘 개발로 이어졌으며, 이는 뷰런이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지향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뷰런은 자체적으로 오토 레이블링 시스템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는 라이다 기반으로는 국내외를 통틀어 흔치 않은 시도며, 데이터 정제의 정확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점을 가진다. 덕분에 뷰런은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인 학습과 모델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커스터마이징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주요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범용성과 확장성은 제품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는데, 뷰런은 그 기준을 플랫폼 레벨에서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부각된다.
천창환 CTO는 “우리는 처음부터 차량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저사양 환경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시작했기에, 후발주자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뷰런은 전문인력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환경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이는 라이다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의 실질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였다.
이와 함께 뷰런은 인지 기술을 넘어 예측과 판단까지 수행하는 엔드 투 엔드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가공·학습·배포 전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천창환 CTO는 “우리는 다른 센서와의 융합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카메라와 레이더 등 타 기술과의 퓨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뷰런은 일본, 미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 거점을 마련하고 에이전시 및 지사를 운영하며,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의 피드백을 반영해 솔루션을 개선하고 있다. 이처럼 뷰런의 전략은 단순한 센서 기술 개발을 넘어 라이다의 산업 대중화와 플랫폼 확장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향하고 있다. 천창환 CTO는 “우리는 다양한 기업이 뷰엑스를 통해 라이다를 손쉽게 경험하고 내재화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보급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뷰런은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아 실용적이고 확장 가능한 기술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뷰엑스 고도화를 중심으로 데이터 자동화 시스템 강화, 고객 피드백 기반 기능 보강, 그리고 판단 기능의 실용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뷰런은 궁극적으로 IPO를 향한 사업 기반 마련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뷰런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말처럼, 자율주행 시장의 다음 국면을 열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