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감원, 최근 취임한 립부 탄 신임 CEO의 경영 구상과 맞닿아 있어
인텔이 전체 직원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이번 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직 내 복잡성을 제거하고 엔지니어 중심의 혁신 문화를 재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번 감원 계획은 최근 취임한 립부 탄 신임 CEO의 경영 구상과 맞닿아 있다. 탄 CEO는 지난 3월 ‘인텔 비전’ 콘퍼런스에서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업무 방식의 단순화를 예고한 바 있으며, 인력 구조 재편도 이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는 당시 “인재 확보와 제조 공정의 효율화, 재무 건전성 회복이 우선 과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텔의 직원 수는 2023년 말 기준 12만4800명이었으나, 같은 해 8월 1만5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연말에는 10만8900명 수준으로 감소한 바 있다. 현재 논의 중인 인력 감축안이 현실화하면, 탄 CEO 체제에서 이뤄지는 첫 번째 대규모 감원 사례가 된다. 이번 움직임은 인텔의 비핵심 자산 매각 기조와도 연결된다. 인텔은 이달 14일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자회사 알테라의 지분 51%를 매각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조직 슬림화와 핵심 역량 집중을 꾀하고 있다.
인텔은 과거 PC용 CPU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모바일과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략적 대응이 부족해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최근 몇 년간의 수익성 악화와 시장 신뢰 회복 문제도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오는 4월 24일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인텔의 매출 감소세가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간 내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조직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기술·제품 중심의 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