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전기차에는 어떤 기술이 담길까?

2023.07.03 11:17:49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기술 융합 결정체’·‘기술 집약체’·‘자동차 대혁신’·‘친환경 트렌드 견인차’... 전기자동차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꿈이 아니다. 전 세계 산업 트렌드의 핵심이자, 미래 먹거리로 확실시된다.

 

올해 초 세계 산업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CES 2023’이 미국에서 개최됐다. CES 2023은 메타버스(Metaverse)·모빌리티(Automobility) 등 앞으로 산업을 주도할 6대 트렌드를 뽑았다. 특히 모빌리티 부문 주요 키워드는 전기자동차로 선정됐다. 전기자동차는 전 세계 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려 산업 안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에서 개최한 넥스트라이즈 2023에서 소개된 ‘기술 융합 결정체’ 전기차 관련 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꿈의 전지’ 전고체 배터리, 꿈이 아닌 현실로 향하다.

 

배터리는 휴대성·편의성·소형화 가능 등 특성으로 대부분 전자 및 산업 기기에 탑재되는 장치다. 전기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 기반 자동차에 기계 기술이 적용된 ‘엔진’에서, 화학 기술 집약체인 ‘배터리’로의 동력원 변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전기차에 주로 리튬 이온(Li-ion) 배터리가 탑재된다. 해당 배터리는 고밀도 상태 에너지 저장과 고전압 활용이 가능하고, 재충전 시 용량이 감소하는 효과인 ‘기억 효과’가 없는 데다, 자가 방전 빈도가 비교적 적어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화재·폭발 위험성, 과충전 시 불안정성 등 특징은 전기자동차 도입 시 치명적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새로운 전기자동차 동력원으로 급부상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중 전해질 구성요소가 기존 액체에서 고체화한 기술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전해액·분리막을 배제해 안정성과 공간 활용성 확보가 가능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평가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력 사용량이 높을 것이라 예상되는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과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이론상 완벽한 배터리지만 핵심 소재가 고체로 구성돼, 이온 전도성 및 전극·전해질간 밀착성이 떨어져 에너지 밀도 효율성과 순간 출력 등이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현재 전고체 배터리의 당면 과제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인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SK온은 2020년대 중후반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 기한으로 설정해, 꿈의 전지 실현 카운트다운을 알렸다.

 

‘에너지 밀도 효율↑’ 황화물계 전해질, ‘자유 변형 가능’ 고분자계 전해질

 

전고체 배터리에 구성되는 전해질 소재로는 크게 황화물계·고분자계·산화물계로 분류 가능하다. 특히 황화물계·고분자계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다. LG엔솔은 지난해 ‘더 배터리 콘퍼런스’ 행사에서 2030년경 전고체 배터리 시장 비중을 고분자계 배터리 48%, 황화물계 배터리 27%로 전망했다.

 

이번 넥스트라이즈 2023에서 솔리드앤이에스와 솔리비스는 각각 고분자계 전해질과 황화물계 전해질 기반 기술을 들고나왔다. 고분자계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공정 활용이 가능해 제작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유연성을 높이는 설계가 가능하다. 황화물계는 높은 연성·이온 전도도를 활용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다.

 

솔리드앤이에스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의 연구소 기업으로, 지난해 말 KBSI와 고분자계 기반 배터리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솔리드앤이에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기술이전 협약 주인공인 ‘변형 가능한 배터리’를 소개했다.

 

 

홍원기 KBSI 연구원은 “변형 가능한 배터리는 웨어러블 및 헬스케어 전자기기에 활용될 것”이라며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하부에 탑재되지만, 해당 기술 발전을 통해 원하는 차체 부위에 배터리를 탑재하는 설계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황화물계 배터리 기술을 선보인 솔리비스는 SICON-R·SICON-S 시리즈를 부스에 내놨다. SICON-R 시리즈는 성능과 안정성 사이 균형적 설계가 가능한 전해질이다. 솔리비스는 입자 크기 및 표면 특성이 연구 개발에 특화된 전해질이라며 SICOM-R에 대해 설명했다. SICON-S는 높은 이온 전도도를 통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할 수 있다. 솔리비스는 자사 습식공정 원천기술 및 고체 전해질 기술을 통해 향후 전고체 배터리 대량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용자 친화적 전력 수급 솔루션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2분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누적 등록은 2018년 약 5만 5000대에서 2022년 2분기 30만 대를 돌파했다. 또 같은 해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보급대수 2.6대로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여러 조사에서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기 접근성 체감은 낮게 나타났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사용자 관점에서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정책 및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이에 체인라이트닝컴퍼니와 소프트베리는 넥스트라이즈 2023에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선보였다. 체인라이트닝컴퍼니는 전기차 무료 충전·네비게이션 기반 사용자 맞춤 충전소 추천·탄소배출량 측정·차량 케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스파클을 참관객에게 소개했다. 유저는 각 충전소에 대한 평가를 작성하거나 고장신고를 통해 무료충전 시간을 제공받는다. 체인라이트닝컴퍼니는 올바른 충전 문화와 정확한 충전 인프라 정보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프트베리는 충전소 검색·결제·커뮤니티 등 기능을 구성한 EV Infra, 전기차 충전 비즈니스를 위한 충전소 관제 솔루션 EVI Hub, 전기차 충전 인프라 데이터를 제공하는 EVI Data를 소개했다. 전기차 이용자와 전기차 충전 비즈니스 네트워크,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사업 전략이 눈에 띈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창의공과대학 전자공학부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영역에서 실리콘·나트륨·전고체로의 기술 진화가 CES 2023의 주요 동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체 이동 수단에서 주 이동 수단으로, 운전에서 이동으로, 서비스 및 사용성 중심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전기차 산업에서 앞으로 주목할 점은 기술 융합이라고 전망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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