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빛낸 10대 기계 기술은 무엇?

2017.12.01 19:56:55

조상록 기자 mandt@hellot.net

절삭 가공·에너지·SW·로봇 등 혁신 선도 분야 기술 선정돼


2017년 10대 기계 기술이 선정되었다. 여기에는 3단계 설계 검증 프로그램, 무풍에어컨, 반사판 경량화 기술, 초미세 형상 가공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들이 포함되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11월 14일 ‘2017 기계의 날’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기계분야 우수제품과 기술을 선정하는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을 발표했다. 



 

▲ 표 1 올해의 10대 기계기술


1. (주)마이다스아이티- 마이다스 메시프리(midas meshfree)


설계를 검증하기 위한 기존의 해석 프로그램은 다루기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마이다스 메시프리(midas Meshfree)는 복잡했던 해석의 단계를 단 3스텝으로 줄였다. 


이렇게 캐드 프로그램에서 설계를 변경하면,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이전 입력을 그대로 유지하여 바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고, 설계안을 비교 및 변경하면서 최적의 설계안를 도출할 수 있다. 


▲ 마이다스 메시프리의 3스텝


특히 마이다스 메시프리는 설계 단계에 변형·강도·내구 뿐만 아니라 진동 문제와 같은 다양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해석 기능을 최신 해석 기술에 포함하였다. 또 마이다스 메시프리는 위상최적설계 기술을 탑재하여 성능 확보와 최적설계 방안을 빠르게 검토 및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 마이다스 메시프리를 통한 설계 해석 및 검증 작업


2. 삼성전자 - 무풍에어컨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은 바람 없이도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 주는 ‘무풍냉방’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포물선 회오리바람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쾌적 온도까지 일단 빠르게 도달시킨 후 에어컨 앞쪽에 있는 지름 1㎜ 이하의 미세 홀에서 무풍냉방을 내보낸다. 이 미세 홀은 약 13만5000개다. 이러한 방식은 실내 온도를 시원하면서 균일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운전 초기 - 포물선 회오리 냉방으로 쾌속(강력) 냉방 구현

설정온도 도달 시 - 미세 냉방으로 바람이 피부에 닿지 않아 불쾌감이 없고, 적정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메탈쿨링 패널과 복합유로 기술로 바람이 없는 듯이 미세하게 냉기가 퍼지면서 주거 공간을 항상 쾌적하게 유지시켜준다. 


무풍에어컨에는 하이패스 방식의 독립된 회오리 팬이 적용되었다. 3개의 회오리 팬은 항공기 제트엔진의 기류제어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강력하고 효율적인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준다. 이를 통해 최대 90%의 전기사용량을 절감시켜준다는 게 삼성전자측의 설명이다.


▲ 삼성전자-3단 회오리


3. 성일튜브 - 하이드로포밍 방식 가솔린엔진 고압연료튜브


성일튜브는 고압연료튜브 제작에 하이드로포밍 확관 방식을 적용했다. 여기에서의 고압연료튜브는 연료 펌프에서 커먼레일로 고압의 연료를 공급하는 튜브와 커먼레일에서 인젝터로 2,500bar의 고압으로 연료를 이송하는 고압연료관을 말한다. 


이 방식은 튜브 형태의 강판에 강한 수압을 가해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것으로, 기존 용접과 같은 결합 방식 대비 내구성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재료 또한 기존 고압연료튜브에 적용되는 SUS304 대신 S32304를 채택했다. 이 재질은 듀플렉스 스테인리스 스틸인데, 크롬을 23%로 증가시켜 내식성을 강화했고, 니켈을 4%로 낮춰 제조비용을 감소시켰고, 몰리브덴을 첨가하여 내식성을 향상시켰으며, 질소를 소량 첨가하여 강도를 향상시켰다.


또 제조 과정에서는 그리스 타입의 윤활제 도포로 금형과 강관 사이의 확관 시 마찰 저감에 의해 확관 크랙을 방지했고, 2단 포밍 금형 제작 방식을 적용하여 포밍부 실링면의 꺼짐을 방지했다.


쌍용자동차에 2017년부터 적용되었으며, 현대자동차에는 2019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 1단 포밍에서는 실링면의 꺼짐이 발견되나 2단 포밍에서는 고른 실링면을 확인할 수 있다.


4. 현대중공업 - LNG 재기화 시스템(Hi-ReGAS)


현대중공업의 LNG 재기화 시스템(Hi-ReGAS)은 액화천연가스(LNG)를 기체 상태로 바꾸어 육상에 공급하는 기술로 해수-글리콜(Glycol)을 간접 가열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글리콜은 합성섬유의 원료나 부동액으로 사용되는 알코올을 지칭하며 에틸렌글리콜, 프로필렌글리콜, 피나콜 등이 있다.


▲ 현대중공업의 LNG 재기화 시스템(Hi-ReGAS)


기존의 LNG 재기화 시스템은 해수직접 가열방식이 대부분이었고, 국내 조선사에서 설계 및 제작을 수행하였으나, 해수의 부식과 결빙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 해외 선진사의 해수-프로판 간접가열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이 같은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현대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응고점을 낮춘 글리콜 혼합액을 열 매개체로 사용해 기존 방식보다 내구성 및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편 지난 2016년 말부터 전 세계에서 발주되는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는 이 해수-글리콜 간접가열 방식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5. LG전자 - 하부압축 스크롤 압축기 방식 저소음·고효율 시스템 에어컨


LG전자는 시스템 에어컨에 하부압축 스크롤 압축기 설계 기술을 적용해 저소음·고효율을 실현하였다. 하부압축 스크롤은 기존 상부 압축부, 하부 프레임 구조와 달리 구조 및 부품이 단순해 소음이 적고, 효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또 내부 오일 분리 구조를 채택해 오일 토출량이 1% 이하다.


▲ 기존 스크롤과 축관통 하이브리드 스크롤 형상 비교


특히 하부압축 스크롤의 축관통에는 20개 이상의 원호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스크롤 형상 설계 기술이 적용됐는데, 이는 중심부에 축이 관통되더라도 원하는 압축비와 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실외기 소음이 62.7dBA에서 59dBA로 줄고, 에너지 효율이 한국 기준 4.4%, 유럽(SEER) 기준 10% 향상된다. 또 압축기 소형화 및 고속화를 통해 용량과 무게(91㎏ -> 87.5㎏)를 줄일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


▲ LG전자 시스템 에어컨


6. LIG넥스원 - 위성용 영상레이더 안테나 반사판 경량화 기술


지구 감시 및 정찰 위성에 적용되는 영상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의 핵심 구성품은 전개형 파라볼릭 안테나이다. 흔히 접시형 안테나라고 하는데, 기존까지는 해외 선진국이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기술 이전을 잘 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LIG넥스원은 이 같은 기술적 제약 환경에서 대형 안테나 반사판에 대한 구조물 경량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세부 핵심 기술은 ▲수동형 SAR 안테나 구조물 경량화 설계 및 제작 기술, ▲경량 복합재 또는 특수소재 제조 기술 ▲수동형 SAR 안테나 기계적 성능분석 기술 로 나뉜다. 


LIG넥스원은 선행 설계 및 3D 모델을 구축하고,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복합재 2종에 대한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 수행까지 완료하였다. 이번 기술 개발로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안테나 반사판과 안테나를 설치할 때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 LIG넥스원의 안테나 설계도



7. 고려대학교 - 다자유도 기계식 중력보상 기반의 협동로봇


고려대학교에서는 다자유도 직렬로봇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는 모든 관절에 중력보상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다자유도 기계식 중력보상 기반의 협동로봇을 개발했다. 


이 협동로봇은 로봇에 설치된 스프링 및 간단한 기구의 조합에 기반하여, 자세에 따라 스프링이 필요한 만큼만 변형하게 되며, 변형된 스프링의 복원력이 중력토크를 완벽하게 보상하여 모터의 도움 없이 3차원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고려대 팀은 이 기계식 중력보상 기술로 와이어 방식, 기어-롤러 방식, 슬라이더-크랭크 방식을 개발했다. 


또 로봇이 3차원 상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더라도 중력 관절이 지면에 수직한 기준면(중력보상의 기준이 되는 평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계적으로 자동으로 조절된다.


협동로봇에 적용된 충돌안전 기술은 로봇 동역학 모델의 실시간 계산을 통하여 충돌로 인한 외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계란과 충돌하더라도 계란이 안전할 정도의 민감도를 갖는다. 


▲ 고려대 협동로봇


8. 한국기계연구원 - 사람크기의 고성능 양팔로봇 시스템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양팔로봇 시스템은 사람 작업자와 유사한 크기 및 작업 공간을 가지는 가반하중 5kg급, 7축 구조 양팔 및 허리 2자유도를 가지는 로이다. 이 로봇은 기존 수작업 생산라인의 최소변형으로 로봇 자동화 도입 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IT 제품의 포장 및 조립에 협조하는 복수의 양팔로봇을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로, 양팔로봇을 이용한 공정 개선 및 생산성 향상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국기계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또 산업용 양팔로봇 개발을 통해서 양팔로봇 시스템 뿐만아니라 주변기술(구동기 기술, 빈픽킹 비전기술, 양팔로봇 제어·교시 기술, 안전기술 등)의 월등한 기술적 비약을 이루었다고 덧붙였다.


이 로봇 시스템은 수요 기업인 LG전자의 공정 분석을 근거로 기존 생산라인과 유사한 양팔로봇용 파일럿 라인으로 적용되었다. 이 로봇은 휴대폰 포장 공정 및 카오디오 조립 공정의 일부를 수행했다. 한편, 양팔로봇의 상용화는 참여 기업인 (주)로보스타가 추진하고 있다. 


▲ 복수 양팔로봇을 이용한 카오디오 조립공정


9. 한국생산기술연구원 - 초미세 형상 가공 기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초미세 형상 가공 기술은 700㎚ 이하의 미세패턴까지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의 레이저 또는 전자빔을 활용한 정밀가공 기술은 렌즈 표면의 구면/비구면/자유곡면 위에 미세패턴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광학소자 곡면에 300㎚~700㎚급 미세패턴을 구현해야 하는 초정밀 광학렌즈는 크기가 극히 작은데다 곡면을 따라 가공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오직 ‘절삭’ 가공으로만 구현 가능하다.


▲ 비구면에 미세패턴 가공 제품


공동연구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일본, 독일, 미국 기업들이 독점해 온 이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 연구팀을 꾸려 5년간의 연구 끝에 결실을 얻었다. 


700㎚ 이하 크기의 미세패턴을 절삭가공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며, 상용화될 경우 IT, 자동차, 군사,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 분야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광학기술로 2020년 117조 원 규모가 예상되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초정밀 절삭 가공 이후의 경면(수 나노미터)


10. 한국철도기술연구원 - 고용량 2단 적재 수송시스템


고용량 2단 적재 수송시스템은 차체를 최대한 낮추고, 높이가 낮은 컨테이너 용기를 2단 2열로 적재하여 기존 철도시설의 개량 없이 기존 화차 대비 약 2배의 수송량을 증대하는 철도물류 기술이다. 


이 수송시스템에는 120km/h급 화차용 3축 대차기술이 적용되었다. 3축 대차는 130톤의 고 하중을 선로에 분산하여, 선로가 지지할 수 있는 축당 하중을 22톤 이내로 해주기 때문에 별도의 선로 보강이 필요 없도록 하였으며, 2단 적재에 따른 무게중심 높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차 당 사이드 베어러 지지점을 기존 2개에서 4개로 확장했다. 


고용량 2단 적재 수송시스템


또 중앙부에 2단으로 컨테이너를 탑재하기 위해 포켓형 저상차체 방식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가운데 부분을 포켓형으로 하고, 컨테이너 지지면을 1,100㎜에서 416㎜으로 낮춘 구조를 말한다. 


특히 2단 적재를 위해 팔래트형 화물수송 시 컨테이너 내에 무효공간을 최소화 하는 로우큐브 컨테이너 기술을 도입했다.


이 컨테이너는 높이가 일반 컨테이너보다 610㎜ 낮은 1,981㎜이지만 국내 팔래트형 화물의 70%를 운반할 수 있다. 


▲ 일반 컨테이너와 로우큐브 컨테이너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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