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본격화…상장폐지·‘동전주’ 기준 대폭 강화

2026.02.13 11:26:39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

 

금융당국, 시가총액 요건 조기 상향·주가 1000원 미만 새 상장폐지 조건 도입…연내 상장폐지 대상 150곳 육박 전망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시가총액 기준 상향과 저가주(‘동전주’) 퇴출 요건 신설 등으로 부실기업 정리가 가속화될 전망이며, 시장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 간 코스닥 시장을 뒤덮었던 부실기업의 그림자가 본격적으로 걷힐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2일, 코스닥 상장기업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정과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상장폐지 요건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공개했다. 이 방안은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부실기업을 더욱 신속하게 퇴출함으로써 시장의 건전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5년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 건수는 38건으로, 2023년 8건, 2024년 20건에 비해 대폭 늘었지만, 여전히 오랜 기간 누적된 부실기업 문제가 시장 안정성을 위협해왔다. 이에 따라 당국은 ▲상장폐지 집중관리단 운영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절차 효율화 등 3가지 측면에서 개혁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한국거래소 내에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신설, 4개팀 20명 체제로 내년 7월까지 집중적으로 상장폐지 관리 업무를 맡긴다. 집중관리단 운영 실적은 내년 경영평가에도 반영될 예정으로, 그만큼 시장정화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읽힌다.

 

상장폐지 요건 또한 한층 엄격해진다. 지난해 개정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시가총액 기준이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올랐으나, 이번 개혁방안으로 2024년 7월 1일부터 200억원, 2025년 1월 1일부터는 3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대폭 상향된다. 특히,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통한 상장폐지 회피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약 4개월) 동안 연속 45거래일(절반 이상) 시가총액 기준 미달 시 즉시 상장폐지된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역시 새롭게 상장폐지 대상으로 추가된다. 이들 종목은 낮은 시가총액과 높은 변동성으로 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투기적·불공정 거래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7월부터는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1000원 미만이면 상장폐지된다. 액면병합으로 요건을 피하는 우회도 차단할 수 있도록 병합 후에도 미달 시 상장폐지 조건이 적용된다.

 

또한 자본잠식 요건 역시 연말뿐 아니라 ‘반기’ 기준까지 확대 적용한다.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필요시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공시위반도 한층 강력히 억제된다. 최근 1년간 공시벌점 기준(기존 15점→10점)과 더불어, 중대·고의적 위반이 1회만 발생해도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상장폐지 심사 및 이의 신청 등 절차도 효율적으로 단축된다. 개선기간은 최대 2년에서 1년,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도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부실기업이 시장에 발목을 잡는 기간 자체를 크게 줄인다.

 

이 같은 변화가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도 상당하다. 거래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최대 150개 내외로, 현재 추산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10%에 가까운 수준으로, 구조조정과 시장재편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2일부터 집중관리 체제에 돌입, 세부 제도 개정은 4월 1일부터,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혁신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시장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적극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혁 조치는 부실기업 정리에 속도를 낼 뿐 아니라, 향후 혁신기업이 더욱 투명하고 건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진통도 예상되지만,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도약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헬로티 김진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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