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숨은 발암위험 규명...UNIST, 대기오염 통합 분석 기술 개발

2025.11.27 15:47:34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산업단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노출 위험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통합 대기오염 분석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 분석 방법이 놓치기 쉬운 유해물질 노출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산업단지 환경관리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최성득 교수팀은 수동대기채취, 3차원 확산모델, 확률 기반 위해성 평가 기법을 통합한 대기오염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동대기채취(PAS) 기법은 스펀지처럼 생긴 다공성 매체에 공기 중 오염물질을 자연적으로 흡착시켜 샘플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 넓은 지역에 수동대기채취 장치를 촘촘하게 설치해 고해상도의 오염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측정된 오염물질이 어디서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3차원 확산모델을 이용해 이 한계를 보완했다. 굴뚝에서 나온 연기가 바람을 타고 퍼져나가는 모습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로, 각 지점의 단순 오염도뿐 아니라 공장 굴뚝 높이와 바람 방향 등에 따라 오염 물질이 상공으로 확산한 뒤 수 km 떨어진 지점까지 하강하는 과정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확률 기반 위해성 평가 기법을 활용해 평균값 중심 평가에서 놓치기 쉬운 고노출 집단의 위험도를 반영했다. 통상적 위해성 평가는 “성인은 하루 평균 9시간 외출한다”와 같은 평균값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반면 확률 기반 평가는 외출 시간과 빈도를 고정값이 아닌 0~100까지의 확률 분포로 계산해, 오염도가 높은 날 장시간 야외 활동으로 고농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상위 1% 고위험군’의 발암 위험까지 산출할 수 있다.

 

최성득 교수는 “이번 기술은 평균 수치에 가려져 있던 산업단지 인근 주거지의 숨겨진 건강 위험을 규명하고, 향후 굴뚝 높이 조정, 배출경로 관리, 완충 구역 설정 등 주민 건강 보호를 위한 환경정책 수립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이상진 박사는 “PAHs뿐 아니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중금속 등 다양한 유해대기오염물질의 이동 경로와 노출 특성 분석에도 이 통합 분석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최상위 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11월 14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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