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EU 디지털제품여권 의무화에 따른 기업의 선제 대응 필요
최종 소비재·중간재·다른 EU 법규 적용 분야 등 생활품 대부분에 DDP 적용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EU의 종합 정책 ‘유럽 그린딜(EGD)’을 2020년에 승인하고 같은 해 3월 유럽 위원회는 순환 경제 실행 계획(CEPA)을 제시했다. 이는 지속가능한 제품 디자인을 촉진하고 폐기물을 줄여 순환 경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다.
순환 경제란 의도적으로 재생적이고 회복적인 산업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원 추출, 제조, 폐기 순으로 진행되는 기존 선형 경제 모델에서 벗어나 제품과 자원을 시스템 내에서 순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단순한 재활용 개념이 아닌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전체 수명주기를 고려함으로써 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을 뜻한다.
EU는 순환 경제 실행 계획으로 22년 3월부터 제안된 에코 디자인 규정(ESPR)은 디지털 제품 여권(DPP)을 일반적인 개념으로 소개했으며, 이어 27년 2월부터 모든 EV, LMT 및 산업용(>2kWh) 배터리에 배터리 여권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7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유럽 디지털제품여권 동향과 기업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발표는 김동수 김앤장 ESG 연구소 소장, 김대영 KAIST 교수, 이용은 데이터스피라 공학박사, 이창윤 크리에이티브코드 대표가 진행했다.
김동수 김앤장 ESG 연구소 소장은 ‘최신 DPP 규제 동향과 대응 과제’를 주제로 순환 경제와 DDP 관련 규제 환경을 설명하고 국가별 DPP 대응 현황을 소개했다. 김 소장은 EU 그린딜 규제에 총 74개의 법규가 발의된 상태에서 이 중 14건이 진행 중이라 밝혔다. 23년 말 기준 기존 진행 중이던 법규 외 그린딜 관련 주요 법규 60건 또한 추가로 채택되거나 잠정 협의가 완료된 상태라 덧붙였다.
순환 경제 관련 법제 규정은 에코디자인, 순환 섬유, 에어로스페이스, 로봇 분야를 포함하며 향후 약 30개 산업군 업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사례로는 EU 배터리 규정이 올해 2월부터 시작돼 배터리의 지속 가능성 강화와 동시에 판매 및 유통되는 모든 배터리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DPP 대응으로는 유럽은 데이터 표준 확정과 기준 설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일본은 자동차 산업과 배터리 산업의 연계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DPP 규제 도입 주체로써 22년부터 DPP 도입 의무화를 입법하고 27년까지 순차적으로 의무 대상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ESG와 관련된 정보 획득과 공급망 상에서 DB 구축 및 정보 인증 체계 도입이 도입되어야 최종적인 DPP 정보 제공에 이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KAIST 교수는 ‘DPP 시스템의 글로벌 구현 동향과 GS1 표준 적용 사례’를 주제로 DPP 시스템 전반과 GS1 국제표준의 개념 및 사례를 소개했다. 산업계 전반에서 DPP 배포를 위해 실행해야 할 요구사항으로 ‘데이터 확장성 제공’, ‘신뢰 가능한 평가 방법 제공’, ‘제품 정보의 항목별 세분화’, ‘영구 데이터 캐리어의 채택 1순위 지정’, ‘디지털 도구 및 리소스 개발 투자’, ‘고품질 DPP 데이터 공유에 대한 보상 제공’ 등을 꼽았다. 이어 GS1 국제표준으로 적용되는 바코드 식별자 부여로 들어가는 제품, 기업, 창고, 재료 원산지, 공장 정보에 관해 설명하고, 글로벌 DPP 데이터 리더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차세대 바코드를 선보였다.
이용은 데이터스피라 박사는 ‘DPP 엔터프라이즈 플랫폼과 적용 사례’를 주제로 디지털제품여권 기술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용은 박사는 디지털제품여권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제품의 전자 기록으로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제품의 모든 생애주기 데이터를 수집, 관리,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의 생애주기 데이터 관리로 링크 캐리어를 소개했다. 링크 캐리어는 산업용 리더기 및 소비자 모바일 장치와 모두 호환되며 충분한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춰 QR코드 형태로 사용자가 온라인 페이지로 자동 리디렉션 돼 현재 사용 중인 특정 제품에 대한 전체 및 업데이트된 디지털제품여권 정보가 표시된다고 덧붙였다.
대표 적용 사례로는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를 꼽으며 ‘돌체앤가바나 GS1 DPP 프로젝트 진행’으로 소비자가 의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생산에 사용된 재료, 재활용 재료의 양, 생산과 관련된 탄소발자국에 대한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가 고객 경험을 개인화하고 피드백을 수집해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대응 가능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정품 인증을 통한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를 높임으로써 브랜드를 보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창윤 크리에이티브코드 대표는 ‘K-에코디자인과 DPP 순환경제 솔루션’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제품 이력 추적 솔루션 KRDPP를 소개했다. 해당 솔루션은 비접촉식 통신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캐리어(QR코드, NFC)에 담아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제품의 원자재부터 생산, 폐기, 재활용 등 생애 전주기 정보를 관리한다. 이로써 탄소중립과 순환 경제에 기여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한다.
이 대표는 제품 생애주기 관리, 기업 환경 규제 대응, 내구성과 재활용 가이드 제공이 핵심이라며 특히 레거시 방식을 이용한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QR코드 도입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월드 와이드 웹 표준화 기술로 데이터 캐리어, 고유 식별, 데이터 인증, 보안, 데이터 스토리지 개념을 명시함과 동시에 데이터 캐리어에서 1차원 바코드와 2차원 QR코드 시스템 모두 포함해 내년 1분기 이내에 애플리케이션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