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내 검색 기능 테스트해 온 서치 GPT, 지난 10월 31일 공식 출시
2022년 12월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임원 회의에 소집됐다. 구글을 떠난 지 3년 만이었다.
이들의 참석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긴급 SOS를 보낸 데 따른 것이었다. 한 달 전 나온 오픈AI의 챗GPT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었던 오픈AI가 수년 전 바둑 프로그램 AI인 '알파고'를 전 세상에 알리며 AI 기술에서 가장 앞선 '공룡' 구글의 자존심을 꺾는 순간이었다.
구글은 당시 심각한 위기 경고를 뜻하는 '코드 레드'를 발령한 뒤 기존 계획을 뒤집고 새로운 AI 전략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고는 2023년 3월 부랴부랴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바드'를 선보였다. 챗GPT가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난 후였다.
오픈AI가 구글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챗GPT로 AI 대결에서 선방을 날린 오픈AI는 구글의 핵심 사업까지 겨냥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서치 GPT라는 이름으로 챗GPT 내 검색 기능을 테스트해 온 데 이어 지난 10월 31일 공식 출시했다. 챗GPT를 앞세워 구글의 검색에 정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검색 엔진은 구글의 핵심 사업으로,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 온라인 검색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검색 서비스를 통한 광고 수익은 전체 매출의 70%에 달한다. 올해 1년간 벌어들이는 광고 매출만 최소 2500억 달러(약 348조 원)에 이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으며 빙 검색 엔진으로 수년간 구글의 검색 시장을 노렸고 덕덕고도 검색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러나 챗GPT 검색 기능은 구글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챗GPT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2억5000만 명,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AI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픈AI는 웹브라우저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오픈AI가 AI 챗봇과 결합한 웹브라우저 개발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롬은 전 세계 이용자 3명 중 2명이 이용하는 최대 웹브라우저다.
특히, 크롬은 이용자들이 구글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핵심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이용자 대부분은 크롬을 통해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픈AI 웹브라우저가 개발돼 활성화되면 크롬의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구글 검색 엔진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오픈AI의 웹브라우저 개발은 미 법무부가 법원에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의 강제 매각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미 법무부는 지난 20일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의 구글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구글의 독점을 해소할 방안으로 크롬의 강제 매각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가총액 2조 달러에 달하는 구글에 스타트업인 오픈AI가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오픈AI가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지, 구글이 오픈AI의 도전을 막아내고 시장을 수성할 수 있을지 골리앗과 다윗이 펼칠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