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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란 예상되는 HBM, 상승곡선 언제까지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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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HBM은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용량 데이터 전송 능력으로 AI 시스템과 GPU(그래픽 처리 장치)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선두주자로 나서며,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두 기업과 함께 HBM 생산을 위한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들끓는 HBM 수요, 매출에도 변화 생긴다

 

HBM은 기존 메모리보다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대용량 처리 능력을 제공, AI 시스템과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데이터 분석 등 고성능 작업에 최적화한 HBM은 앞으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메모리 반도체 D램 선단공정 웨이퍼 투입량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대 D램 공급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선단 공정용 웨이퍼 투입을 늘리고 있으며, 수익성과 수요 증가를 이유로 HBM 생산을 우선하는 것으로 보인다. 4세대 HBM인 HBM3E 생산이 급증하는 가운데 각사 실리콘관통전극(TSV) 용량을 기준으로 연말까지 HBM은 선단 공정 웨이퍼 투입량의 35%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D램 제조사들은 증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렌스포스는 HBM 생산에 따른 증설이 전제되지 않으면 D램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HBM은 증가하는 생산량과 비례해 D램 매출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2025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HBM 비중이 매출 측면에서는 2023년 전체 D램의 8%에서 올해 2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배, DDR5의 약 5배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이를 것이며, 내년에는 2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에 시작됐다”며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공급업체들은 미리 가격을 5∼10% 인상했으며, 이는 HBM2E, HBM3, HBM3E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기가비트당 가격은 D램 공급업체의 신뢰성과 공급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평균판매단가에 불균형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BM 이미 솔드아웃’ 생산 계획 밝힌 삼성·SK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리더십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밝힌 것보다 다소 앞당겨졌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26년 공급 예정이었던 HBM 6세대 HBM4 12단 제품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4 16단 제품도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4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에 양산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HBM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며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 M15X 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투자 등을 통한 HBM 캐파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곽노정 CEO는 “미래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신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등 국내는 물론 미국 인디애나 공장 투자로 생산 역량을 적기에 확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테크 리더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 생산될 HBM 제품이 솔드아웃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최근 공급을 시작한 HBM3E 8단 제품뿐 아니라 3분기 양산을 준비 중인 HBM3E 12단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대형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인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HBM3E D램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예상되는 SK하이닉스의 누적 HBM 매출은 130억∼17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인 HBM3E 이후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김재준 부사장은 “올해 HBM 비트그로스 기준 출하량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있다. 내년에는 HBM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업계에서 처음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2분기 중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주도권을 쥐는 데는 실패했지만, 5세대 HBM인 HBM3E부터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4Gb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을 구현했다. 지난 3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실물 전시된 HBM3E 12단 제품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적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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