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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FOUCS] 심리·행동의 강종단 데이터로 볼 수 있는 정신질환의 발증·병태 천이 징후 신호와 초조기 개입에 대한 응용 가능성

  • 등록 2019.06.05 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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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센싱 기술의 발전과 모바일·웨어러블 단말의 급속한 보급에 의해 인간의 생리·심리·행동에 관한 데이터나 건강에 관련될 수 있는 주변 환경의 데이터(기압, 온도, 습도, 조도 등)를 일상생활 속에서 용이하게 또한 대량으로 취득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단말에 대해서는 두통의 증상과 기압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앱이나 스마트폰 내장의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신체 활동이나 수면에 관한 데이터를 취득하는 앱 등이 많이 개발되어 있으며, 얻어진 데이터를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게 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웨어러블 단말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 손목밴드형 활동량계와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여러 가지 단말이 가전 판매점의 점두에도 진열되고 있으며, 이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친밀한 존재가 됐다. 


이러한 단말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연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계측된 데이터는 ‘강종단 데이터’(Intensive Longitudinal Data; 이하, ILD)라고 불리며, ILD는 건강관리를 생각하는데 있어 새로운 분석의 시점을 가져왔다.


예를 들면 ILD를 이용해 ‘흡연자의 니코틴 욕구는 하루 중에 어떻게 변하는가?’, ‘매일의 수면이나 운동의 상황에 따라 심리적 스트레스의 강도는 어떻게 변하는가?’ 등으로 기분이나 증상 등의 경시적 변화를 자세히 검토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기존 연 1회 정도의 건강 진단 데이터는 ‘자신의 체중이나 혈압의 값은 다른 사람들(표준값)과 비교해 어떤가?’와 같이 개인 간의 차이를 보는 것이나, ‘이전 자신의 결과와 비교해 어떤가?’와 같이 기껏해야 1년 단위의 개인 내 비교를 하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보통의 생활 속에서 얻은 ILD를 활용함으로써 개인 내의 자세한 상태 변화나 여러 가지 외적 요인(스트레스와 환경 등)과의 관련, 게다가 그들로 인해 생기는 질환의 발병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조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건강 관련 정보의 ILD 활용에 대해서는 질환 발병이나 병태 천이(양극성장애에서 조울 간의 병상 전이와 같이 어떤 상태에서 질적으로 전혀 다른 상태로 변해가는 것) 등의 건강 위험 검지에 응용하는 것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기분·신체 증상이나 뇌파 등의 데이터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변화(자세한 것은 뒤에서 설명)를 통해 우울증의 발병이나 간질 발작과 같이 급격히 일어나는 병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보고가 증가하고 있으며, ILD를 활용한 위험 검지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위험 검지 기술이 실용화되면, 발병이나 악화 등 병태 변화의 징후를 미리 파악해, 그것에 기초해 적절한 개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이 글의 목적


이 글에서는 질환 발병·병태 천이의 위험 검지에 관한 최근의 연구 동향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선 먼저 위험 검지에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임계감속이라고 불리는 현상에 대해 해설한다. 이어서 구체적인 사례로서 심리나 행동에 관한 ILD를 이용해 정신질환의 발병·병태 천이의 예측 가능성을 보인 연구를 몇 가지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전망으로서 위험 검지 기술과 IoT(Internet of Things)를 활용한 ‘초조기 개입(very early intervention)’(질환 발병·병태 악화의 선제 제어)에 대한 응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조기 경계 신호로서의 임계감속


이 글에서 다루는 정신질환의 발병·병태 천이 프로세스는 복잡계로서 파악할 수 있다. 복잡계의 다이내믹스는 다양하며 그 이해가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최근 기상학이나 생태학, 금융학 등의 분야에서 임계감속이라는 개념에 기초한 해석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임계감속(critical slowing down)’이란 어떤 안정된 상태에서 다른 안정된 상태로 ‘급격한 천이’가 발생하기 직전에 천천히 크게 흔들리는 변동이 보인다고 하는 현상이다. 


이 개념을 질환에 적용시켜 발병에 이르는 과정을 모식적으로 나타낸 것이 그림 1이다. 질환 발병은 안정된(단 건강한) 상태에서 다른 안정된(단 병적인) 상태로 천이하는 현상으로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전적인 생체 제어(항상성)의 틀에서는 건강한 때에는 약간의 외란(일상생활의 스트레스 등)을 받았다고 해도 회복이 빠르고 안정된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항상성(homeostasis)이란 동일한(homeo) 상태(stasis)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조어로, ‘정적인’ 평형 상태가 예상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변화하지 않고 어떤 혼란이 발생하면 원래로 되돌아감으로써 안정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그림 1의 라벨 A의 상태에 해당되며, 약간의 상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도 포텐셜 구배를 따라 신속하게 안정 평형점(‘정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되돌아간다.


한편, 외란(스트레스 등)이 지속적으로 가해지게 되면, 약간의 외란에도 상태는 크게 혼란스러워져 회복이 늦어진다. ‘동적으로’ 건강(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그림 1의 B)로, 이 상태는 신항상성(allostasis)라고 불린다. 신항상성이란 다른(allo) 상태(stasis)를 의미하는 조어로, 생체 내에 어떤 혼란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원래로 되돌아간다는 것보다 변화를 하면서 ‘동적으로’ 안정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건강이라는 상태는 일정한 ‘동적’ 안정 상태, 바꿔 말하면 항상성(homeodynamics)이 실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적인 과도의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제어 파라미터의 값이 더 변화하면, 건강한 상태가 더욱 불안정해져(그림 1의 포텐셜 구배가 더 완만해져) 외란에 대한 계의 복원력은 잃게 되고 건강 상태는 천천히 크게 흔들리게 된다(그림 1의 C). 이것이 앞에서 말한 ‘임계감속’으로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제어 파라미터의 값이 어떤 한계값을 넘으면, 건강 상태는 원래의 안정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고 다른 별도의 안정 상태(그림 1의 E)로 급격하게 천이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변화가 생기는 한계값을 ‘전환점(tipping point)’(그림 1의 D)이라고 한다. 또한, 계가 그림 1의 A를 지난 후 D 직전까지의 상태에 있을 때, 불안정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태 평균은 크게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 건강한 상태와 차이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이른바 미병이라는 상태이다.


전환점을 넘은 곳에서는 다른 골짜기(‘병’이라는 상태)가 보다 안정된다(그림 1의 E). 구는 포텐셜 형상을 따라 이동하고, 다른 안정된 상태로 정착한다. 즉, 이 그림에서는 병이란 건강이라는 안정된 상태에서 보통과는 다른 안정된 상태(그러나 생체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로 천이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임계감속의 상태에 있을 때에는 외란에 대한 계의 복원력 저하와 포텐셜 형상의 변화에 의해, 관측 데이터(계의 상태 변수)의 자기(시간) 상관의 증대와 분산의 증대, 왜도·첨도의 변화 등 데이터의 변동 패턴을 특징짓는 통계량의 변화가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임계감속이 일어나고 있는 것, 바꿔 말하면 전환점의 도래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알리는 ‘조기 경계 신호(early warning signals)’로서 해석할 수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는 그 존재가 지적되어 왔다.


한편, 질환에 관해서는 ‘동적 질환’으로서 알려진 이론상의 비선형 모델이 약 40년 전에 제창되어 그 수리에 기초하는 이론적인 연구도 이루어 왔지만(예를 들면 간질 발작 등), 질병의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실제 데이터에 의한 증명이나 동력학적 특징의 추출, 그들에 의한 새로운 지견의 획득은 늦어졌다. 조기 경계 신호의 존재를 확인할 때도 길고 해상도가 높은 시계열 데이터가 필요하며, 최근 ILD이 출현에 의해 마침내 질환에 대해서도 조기 경계 신호의 존재가 보고되게 된 것이다.


연구 사례


여기에서는 심리나 행동에 관한 ILD를 이용해 질환의 발병․병태 천이의 전조 검지 가능성을 나타낸 연구의 구체 예를 3가지 소개한다.


1. 기분 데이터로 볼 수 있는 임계감속과 우울증의 발병·관해 

van de Leemput 등은 건강인 535명(27.6±7.8세, 여성만)과 우울증 환자 93명(41.7±9.9세, 이 중 여성 40%)에서 얻은 주관적 기분의 변동 특성을 분석, 그 후의 우울증 증상 변화와의 관련을 조사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연속적인 약 5일 동안 주관적 기분 조사(베이스라인 조사)를 하고, 이어서 건강인에 대해서는 1년간, 우울증 환자에 대해서는 치료 시작 후 6~8주간의 추적 조사가 이루어졌다.


베이스라인 기간에는 1일 10회, Experimental Sampling Method에 의한 주관적 기분의 반복 조사가 이루어졌다. 피검자는 사전에 알람 통지용 손목시계와 주관적 기분의 스코어를 자신이 직접 기록하기 위한 소책자를 받아, 조사 기간 중에 알람이 울렸을 때에 그 때의 기분(‘만족스럽다’, ‘불안하다’, ‘즐겁다’, ‘슬프다’의 4항목)을 7건법으로 기록했다. 알람은 7시 30분부터 22시 30분까지를 10등분 해, 각각의 시간 틀 내에서 랜덤으로 1회 울리도록 설정됐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질문지에 의한 우울 증상의 평가도 이루어졌다(건강인은 Symptom Checklist 90, 우울증 환자는 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을 이용).


그 후 추적 기간에는 다시 우울 증상의 질문지 평가가 이루어졌다(건강인은 3개월마다 총 4회 답한 스코어의 평균을 산출, 우울증 환자는 1회만 회답). 


이렇게 해서 얻은 주관적 기분의 데이터에 대해 자기 상관과 분산을 계층선형 모델로 분석 한 결과, 건강인에 대해서는 추적 기간 중에 우울 증상이 강해지는 경향을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일수록 베이스라인 시의 네거티브한 감정(‘불안하다’, ‘슬프다’)의 자기 상관 및 분산이 유의하게 컸던 것이 확인됐다. 또한 우울증 환자에 있어서는 추적 기간 중에 우울 증상의 개선을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일수록 베이스라인 시의 포지티브한 기분(‘만족스럽다’, ‘즐겁다’)의 자기 상관 및 분산이 유의하게 큰 경향이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van de Leemput 등은 기분 데이터에 임계감속(으로 간주할 수 있는 변동 패턴)이 나타나 있는 사람은 건강 상태와 우울 상태 사이의 천이가 일어나기 쉽게 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고찰했다. 즉, 기분 데이터로 볼 수 있는 임계감속은 건강인에서는 우울증의 발병, 우울증 환자에서는 관해의 전조 신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2. 음주 행동과 자발적 신체 활동 데이터로 볼 수 있는 임계감속과 알코올 의존증의 발병 

Foo 등은 알콜 의존증을 실험적으로 발병시키는 방법을 이용해 쥐의 음주 행동과 자발적 신체 활동의 ILD에 대해 분석했다. 이 실험계는 쥐가 자유롭게 알코올을 섭취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일단 알코올 섭취를 차단하고, 다시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게 하면 알코올의 과잉 섭취, 즉 의존 상태가 생긴다고 하는 ‘알코올 차단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각 케이지에는 물 및 5%, 10%, 20%의 알코올이 각각 들어간 총 4개의 용기가 준비됐다.



분석에 사용된 기간은 14주로, 8주간의 알코올 자유 섭취(베이스라인) 후 2주간의 알코올 차단(단주), 그리고 다시 4주간의 자유 섭취(알코올 재도입)라는 흐름으로 진행됐다. 그 동안 약 20마리 쥐(2개월령, 모두 수컷)의 음주 행동 및 자발적 신체 활동에 대한 ILD가 수집됐다. 음주 행동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개발된 자동계측시스템(drinkometer)을 이용해, 각 농도의 알코올 및 물의 섭취 시간과 양이 고해상도로 기록됐다(0.01g까지 검출 가능, 200ms 간격으로 측정한 것을 1s 간격으로 기록). 또한, 자발적 신체 활동은 케이지 상의 적외선 센서에 의해 측정·기록됐다. 그림 2 (a)에 실험 프로토콜의 개요를, 그림 2 (b)에 취득 데이터의 예를 나타냈다.


음주 행동에 대해 분석한 결과, 베이스라인 기간에는 1번 마신 알코올과 동일한 농도의 알코올을 반복해서 마시는(예를 들면 10%의 알코올을 마신 후, 그 다음도 동일한 10%의 알코올의 용기에 액세스한다) 경향이 있었다. 이에 대해 단주기의, 특히 처음 1주일은 지금까지 알코올이 들어 있던 3종류의 용기(실제로는 물밖에 들어 있지 않다)에 랜덤으로 액세스해서 알코올을 찾는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알코올 재도입 후 시간이 지나면, 베이스라인 기간에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동일한 농도의 알코올을 계속 섭취하는 행동을 보이게 됐다. 단, 알코올 재도입 후에는 베이스라인 기간에 비해 더 높은 농도의 알코올을 즐기고 대량으로 마시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한편, 자발적 신체 활동에 관해서는 단주 2주째부터 알코올 재도입 후에 걸쳐, 인간 우울증 환자에서 볼 수 있는 신체 활동 패턴의 간헐성(운동 저하와 급속 단시간 활동을 불규칙하게 반복하는 신체 활동량 패턴)이 증대한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이 기간, 베이스라인에서 볼 수 있었던 고진폭의 일주기 리듬(대개 24시간 주기의 변동)이 안정적으로 저진폭화됐다.


단주 기간 전에도 후에도 동일한 농도의 알코올을 반복해서 마시는 안정된 행동 특성을 볼 수 있었다는 것, 단 단주 기간 종료 후에는 농도가 높은 술을 즐기고 대량으로 마시는 경향 이 있었다는 것, 또한 자발적 신체 활동에 대해서는 단주 후기 이후 일관되게 간헐성이 증대하고 일주기 리듬 진폭이 저하된 것은 단주에 의해 의존증 발병 전의 안정된 상태에서 의존증 발병 후의 다른 안정된 상태로 상태 천이(즉 알코올 의존증의 발병)가 생긴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구나 단주 기간 중의 자발적 신체 활동 데이터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결과, 단주 후기 이후의 위에서 말한 변화가 보이기 직전의 단주 1주일째에 일주기 리듬이 불안정화되는 것에 의한 초일주기 리듬(몇 시간에서 24시간 미만의 짧은 주기의 변동) 성분의 증가가 확인됐다(그림 2 (c)). 이것은 하루 내의 활동 변동에 저주파(감속) 성분이 출현한 것에 해당된다.


알코올 의존증 발병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건강이라는 안정된 상태에서 단주라는 강한 외란을 받음으로써 (음주 패턴, 일주기 리듬의) 불안정한 상태를 거쳐, 알코올 의존이라는 다른 안정된 상태(단 생체에 있어서는 건강 상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로 천이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주 1주일째에 확인된 신체 활동의 초일주기 리듬 성분(감속 성분)의 증대는 알코올 의존증 발병의 조기 경계 신호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3. 자발적 신체 활동 데이터로 볼 수 있는 임계감속과 양극성장애의 병상 전이

Nakamura 등은 조·우울 상태를 고빈도로 반복하는 급속교대형 양극성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일상생활 속의 자발적 신체 활동과 주관적 기분의 ILD를 취득했다. 자발적 신체 활동은 손목시계형 가속도 센서(미국 AMI사제 액티그래프)를 항상 착용하게 함으로써 계측하고, 1분마다 가속도 데이터의 제로 레벨 교차 횟수를 활동량의 지표로서 이용했다. 또한, 피검자에게는 취침 전에 그 날의 주관적 기분을 기록하게 했다 [0점(최고 상태 나쁨)에서 10점(최고 상태 좋음)의 11단계].



그림 3 (a)와 (b)는 양극성장애 환자(40대 남성, Ⅱ형)에서 얻은 자발적 신체 활동과 주관적 기분의 시계열이다. 그림 3 (a)에서 검은 구간은 고활동인 부분을 나타내고, 하얗게 표시된 부분은 수면 혹은 저활동인 부분을 나타낸다. 계측 시작부터 약 110일째에서 140일째(그림 중 A의 기간)에 걸쳐 고활동 상태의 지속성 저하(검은 구간이 성겨져 흐리게 보인다)와 기분 스코어의 저하가 확인됐다. 이에 이어 약 140일째에서 150일째(그림 중 B의 기간; 검은 구간이 조밀해져 진하게 보인다)에 걸쳐 고활동 상태의 지속적 증가와 기분 스코어 상승(165일째에 최대값인 10을 기록)이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는 우울 증상에서 경조 증상으로 전이한 것으로 생각된다.


각 증상의 자발적 신체 활동의 7일분의 시계열을 그림 3 (d)와 (e)의 왼쪽 측에, 그 확대도(3일째의 4시간 분)을 오른쪽 측에 나타냈다. 우울 증상이라고 생각되는 기간 A에는 불규칙한 시간 간격으로 발생하는 버스트 모양의 변동(간헐성의 증대)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활동 패턴의 변화는 저활동·무동 기간의 증가를 의미하고, 선행 연구에서 보고된 대우울증장애 환자의 행동 이상 특징과 동일했다. 한편, 경조 증상에서는 우울 증상에서 볼 수 있었던 간헐적인 버스트 모양의 변동이 감소하고, 낮 동안에는 비교적 높은 활동 레벨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러한 증상에 의한 활동 패턴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것이 그림 3 (c)에 나타낸 행동 지표 ϒ이다. Nakamura 등은 자발적 신체 활동의 시계열에서 구한 휴식 기간의 누적 분포가 누승 분포를 따르기 때문에 지수 ϒ을 휴식 기간 분포를 특징 짖는 행동 지표로 정의했다. ϒ의 값이 작을수록 휴식 기간의 지속성이 증가하고, 신체 활동 시계열의 간헐성이 증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간 A의 우울 증상에서는 ϒ=0.85, 기간 B의 경조 증상에서는 ϒ=1.22로, 경조 증상에서는 우울 증상보다 현저하게 높은 값을 나타냈다. 이것은 경조 증상에서는 우울 증상에 비해 휴식 기간의 지속성이 저하된 것, 즉 기분의 고양이나 자신감 증가 등에 의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 기간에 환자의 이노성(주관적인 ‘초조감’의 수치적 평가)은 높았기 때문에 이노성이나 초조감의 항진이 휴식 기간의 지속성의 저하로서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양극성장애 병태의 양극성(조증과 우울증)과 그 반복성은 양쪽의 안정된 계의 다이내믹스에 의해 설명 가능하다(그림 4). 그림 4 (a)가 우울 증상, 그림 4 (c)가 (경)조 증상에 해당한다. 우울 증상에서는 우울 상태에 해당되는 골짜기의 안정성이 가장 높고, 조증 증상에서는 조증 상태에 해당하는 골짜기의 안정이 더 높다고 본다. 기분 상태가 그림 4 (a)나 (c)와 같은 안정된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언덕’을 넘어 또 다른 한편의 골짜기에 떨어지는 매우 강한(심리적 스트레스 등) 외란이 없는 한, 천이(병상 전이)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한편, 병상 전이가 일어나기 직전에는 그림 4 (b)와 같이 포텐셜에너지 함수의 형상이 변화해, 골짜기가 얕고 평평해지는 전환점에 해당하는 상태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의해 우울 상태 또는 조증 상태(경우에 따라서는 양자)의 안정성이 저하하고, 또 다른 한편의 골짜기로 이동이 일어나기 쉬워 기분이 크게 변동한다. 이렇게 해서 우울 상태의 안정화→우울 상태의 불안정화→ 조증 상태의 안정화→ 조증 상태의 불안정화가 반복된다.



실제로 ϒ(그림 4 (d))의 자기상관계수를 조사한 결과, 우울 증상과 경조 증상의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는 그림 4 (e)에 나타냈듯이 자기상관계수가 거의 0이 되고, 또한 우울 증상에서 경조 증상으로 전이하기 직전에 그 값의 절대값이 1에 가까워지는(감속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그림 4 (a)~(c)와 같은 양쪽의 안정된 계의 존재와 증상 전이할 때의 조기 경계 신호의 존재를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망 : IoT를 활용한 초조기 개입에 대한 응용 가능성


여기까지 임계감속이라고 하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정신질환의 발병·병태 천이의 예측에 관한 연구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위험 검지 기술이 확립되었을 때에 그것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기술적, 임상적인 면에서 생각해 보고 싶다.


이 글의 앞부분에서 언급한 모바일·웨어러블 단말은 현재 그 대부분이 인터넷에 접속 가능하다. IoT화가 추진된 현재, 이들 단말을 사용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얻은 다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상의 서버에 실시간으로 전송·축적해 갈 수 있다. 또한, 이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질환 발병이나 병태 천이의 징조가 보였을 때에 본인이나 의사·관계자에게 통지하면,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 변용을 촉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모바일·웨어러블 단말을 활용한 일상생활 속의 모니터링~클라우드 서버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 전송·해석~필요에 대응한 피드백(초조기 개입)이라는 일련의 구조는 IoT 시대의 새로운 개입 기술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예를 들면 미국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서는 mobile Health(통칭 mHealth) 프로젝트로서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전조 검지에 기초해 적절한 타이밍과 내용으로 개입하는 기술은 ‘Just-in-Time Adaptive Intervention’(JITAI)이라고 불린다. 구체적인 선행 연구로서 예를 들면, 내근자나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본인이 미리 선택한 시간에 혹은 신체 활동 부족이 검지된 경우에 스마트폰에 메시지를 보내(키보드 입력의 유무나 활동량계에 의해 검지) 움직이는 것을 촉구하는 개입을 실시한 것 등이 있다. 그러나 개입의 타이밍이 ‘just-in-time’이 아니거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내용이 아니거나 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진정한 의미의 JITAI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도 ‘just-in-time’이 어느 시점인가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글에서 소개한 전환점의 개념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응용의 임상적인 의의에 대해 생각해 보면, 예를 들면 이 글에서 다룬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에서는 인간관계의 파탄, 자살 시도 등 사회·심리적 위험이 종종 큰 문제가 된다.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으로 의료기관에 다니는 환자 수는 증가하는 경향에 있기 때문에 발병이나 병태 악화를 방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요구되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에 기초해 적절한 개입을 하는 어프로치는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의 병태 컨트롤(혈당치의 모니터링을 기초로 한다) 등 다른 만성질환에 대해서도 응용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건강 관련 데이터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정보로, 취급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용화를 위해 데이터의 일원 관리, 처리의 자동화, 정보 시큐리티의 확보, 그리고 윤리적·법적·사회적 여러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志村 広子·山口 郁博·山本 義春, 도쿄대학 대학원 교육연구과 

中村 亨, 오사카대학 대학원 기초공학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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