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테크노트

배너

[TECHNOLOGY FOCUS_Future Convenience Store Contest ③] 디자인 콘테스트 : 이것은 누구를 위한 로봇 기술인가?

  • 등록 2019.04.10 11:39:23
URL복사

[첨단 헬로티]


로봇 기술을 사용한 가까운 미래의 편의점 상을 제안하라고 하는 표제에 대해, 내가 처음 상상한 것은 대도시 편의점에서 일하는 로봇의 모습이었다. 상품대에는 로봇 암이 붙어 있어 사람이 손이 닿지 않는 선반의 상품을 대신 로봇이 집어주거나, 계산대도 완전 자동화되어 로봇이 손님을 대응한다는 SF 영화와 같은 장면이야말로 가까운 미래의 편의점 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일 가령 무인 편의점에 로봇을 도입한다면 손님이 좋아해 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상품을 꺼내거나 계산대 일을 사람 대신에 로봇이 하게 하는 것은 근미래적이지만, 정말로 생산성이 오를까. 또한, 손님 측에서도 로봇이 선반의 상품을 집어주는 것이 처음에는 신기해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자신이 집는 편이 빠르다’고 하여 머지않아 그것도 번거로워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편의점 로봇=도시’라는 고정 관념을 끊기 위해 가까운 미래의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로부터 필요한 편의점 로봇 상을 역산하기로 했다.


‘한계 집락의 쇼핑 난민 문제’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인 일본이 안고 있는 큰 문제이다. 쇼핑 난민이란 주거지 주위에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이 없어, 두부 하나 엽서 한 장 사는데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지방과 한계 집락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대도시 근교의 단지나 예전의 뉴타운 등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전제로 한 주택가에서도 표층화되고 있다. 현재 각 자치체나 기업이 이동 판매 및 택배 서비스를 전개하고는 있지만, 운영에 막대한 인건비가 들고 비용 대비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늘어나는 쇼핑 난민에 대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 상황이다.


나는 이와 같은 인건비가 드는 경우야말로 로봇이 등장해야 하는 상황은 아닐까 생각했다. 도시의 편의점에 대해 ‘더 좋은 편의점 상’을 제안하기보다는 새롭게 실용성이 높은 로봇과 편의점의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목표로 했다(그림 1, 2).


     그림 1 무인 이동 판매 편의점 로봇 CAP×SELL 메인 비주얼          그림 2 무인 이동 판매 편의점 로봇 CAP×SELL 3면도


무인 이동 판매 편의점 로봇 ‘CAP×SELL’ 


이번에 제안하는 ‘무인 이동 판매 편의점 로봇 CAP(캡)×SELL(셀)(이하, ‘캡셀’로 표기)’는 한계 집락의 무인 이동 판매를 목적으로 한 로봇이다.


편의점 점포에 증설된 전용 시설에 상품을 적재, 자동 운전으로 한계 집락을 향해 주변 지역을 돌면서 이동 판매를 한다. 손님은 캡셀의 상품대에서 실제로 상품을 손으로 집어 선택할 수 있다.


캡셀에는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손님은 캡셀과 대화하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캡셀은 각각 손님을 기억해 개별적으로 적합한 대화의 어조나 상품 추천을 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로봇으로서 활약한다. 공장 출하 시에는 획일된 로봇이지만, 지역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그 지역만의 특유의 캡셀로 변화해 간다(그림 3).


취급하는 상품은 편의점 점포에서도 취급하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그것에 추가하는 형태로 손님이 요구한 상품을 적재한다. 식품은 야채나 생고기와 같은 신선식품보다 도시락이나 냉동식품을 중심으로 취급한다. 편의점 점포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가지고 가서 전자레인지와 같은 간단한 조리로 먹을 수 있는 것을 메인으로 제공한다.


        그림 3 CAP×SELL 인공지능에 의한 커뮤티케이션 예                      그림 4 CAP×SELL GARAGE / 캡셀 차고


캡셀 상품의 포장 작업이나 간이적인 메인터넌스는 각지의 편의점 점포에 증설한 전용 시설에서 한다. 여기를 거점으로 매일 캡셀은 목적지에 상품을 싣고 출발한다. 기존 점포를 이용함으로써 비교적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 판매를 전개할 수 있지 않을까(그림 4).


또한 상품을 적재하고 있는 컨테이너를 교체함으로써 발전·진단·택배·운송 등 다양한 경우에 적응할 수 있다. 재해 시에 육지의 고립된 지역에 구원 물자나 전력을 배달함으로써 재해용 로봇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그림 5).


그림 5 CAP×SELL 컨테이너 교체에 의한 배리에이션 (왼쪽 위에서부터 발전·진단·배달·운송의 용도)


CAP×SELL이 가져오는 3가지 메리트


캡셀의 도입에 의한 효과는 크게 나눠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이동 판매를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 캡셀을 신규 사업이 아니라 기존의 편의점 체인을 확장하는 형태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 각지의 편의점 점포를 캡셀의 보급 시설로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취급하는 상품도 편의점 체인으로 통일되어 있기 때문에 품질에 차이가 없는 라인업을 폭넓은 영역에 제공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도시에는 없는 새로운 로봇 상을 확립하는 것이다. 로봇의 활약 장소를 도시나 공장에서 주택지와 한계 집락까지 확장함으로써 사회적인 로봇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사람이 로봇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세 번째는 물류 인프라 정비에 의한 지역의 활성화이다. 캡셀에 의해 쇼핑이나 물류의 불편이 해소되면, 도시로 이주해 간 사람들이 돌아오거나 새로 사람들이 들어올지도 모른다. 캡셀 도입에 의해 한계 집락의 인구가 회복, 발전해 가면 쇼핑 난민 문제뿐만 아니라 지방의 과소 문제에도 공헌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 이동 판매 현장


이 캡셀이라는 로봇은 물건을 판매만 하는 자판기보다도 쇼핑이라는 오락을 제공하는 엔터 테이너로서 제안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한 것은, 최근 실제 이동 판매 현장에 동행 취재를 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편의점 체인을 경영하는 오너인 타무라씨는 현재 사가미하라시의 주택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소형 트럭으로 이동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3년 전에 캡셀을 디자인할 때 나는 쇼핑 난민=한계 집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카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라는 도시에도 쇼핑 난민이 있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이동 판매자에게 요구하는 것이나 사고는 내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침 9시에 상품을 트럭에 싣는 단계에서부터 밀착 취재를 했다. 편의점 체인 주차장에 정차된 트럭에 편의점 상품을 중심으로 싣는다. 싣는 상품은 식품이나 생활필수품에서 비누방울세트까지 다양하다.


판매하는 장소는 사가미하라시 타카오산 앞에 있는 산 경사면에 건설된 주택지이다. 주택지의 중심에는 상점가가 있지만, 현재는 모두 셔터가 닫혀 있어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산을 내려와 슈퍼마켓까지 가야 해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없는 고령자에게는 정말로 ‘갈 때는 무사하나 귀로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하는 상황이었다.


이동 판매차 트럭은 정해진 포인트 8군데에 대해, 1군데를 7분~10분 정도의 페이스로 순회한다.


각 포인트에 도착하면 30초도 되지 않아 손님이 모이고, 타무라씨는 손님 각각에게 말을 걸어 유도한다. 손님의 ‘마요네즈가 필요한데’에 대해 타무라씨가 대신에 트랙에서 상품을 꺼내 직접 손님에게 건네거나, 항상 이용해 주는 손님에 대해 ‘아버님, 오늘은 담배 필요 없나요?’라고 상품을 추천하거나, 냉동식품의 조리 방법, 손님과의 일상대화 등 무엇이든 편의점 점포보다 시간을 들인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손님은 도시락과 같은 만들어진 제품보다 신선식품이나 식재료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이미 완성되어 있는 샌드위치나 도시락 쪽을 조리가 필요 없고 편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한다.


타무라씨가 출발 전에 마지막으로 갑자기 실은 비눗방울 놀이세트인데, 마지막으로 돈 주택의 할머니가 다음주 추석에 손자가 놀러온다고 구입하는 것을 보고 이동 판매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의 결정적인 벽을 느꼈다. 


취재를 통해 느낀 점


가령 타무라씨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었다고 하고 손님의 구매 이력으로부터 ‘아버님, 오늘은 담배 필요 없나요?’라고 하는 어떤 의미에서 야구의 번트와 같은 상품 제안은 가능하지만, 손님이 본래 원하고 있는 것 이상의 상품을 제안하는 것은 오랫동안 편의점 체인의 오너로서 근무해 온 타무라씨밖에 할 수 없는 홈런 같은 제안이었다.


취재 중에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이 이동 판매가 무인 로봇으로 된다면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모두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용자는 단지 물건을 파는 자판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이라는 오락을 제공해 주는 타무라씨에게 큰 가치를 느끼고 있다. 


타무라씨는 콩세르주와 같은 접객 스타일을 점포에도 도입하고 싶다고 말한다. 


로봇 기술에 의해 편의점 직원의 부담이 줄면 계산대에서 벗어나 손님이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지금까지 없는 사람밖에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이번 취재를 통해 단지 편리한 달리는 자동판매기가 아니라, 쇼핑이라는 오락을 제공하는 엔터테이너가 캡셀에 요구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면뿐만 아니라 디자인면에서도 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에 있어서도 놀이 상대와 대화 상대가 될 뿐만 아니라, 물건의 매매라는 한발 더 사람의 생활에 다가선 실용적이고 목적이 보다 명쾌한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사진 1, 2).


            사진 1 소형 트럭에 의한 이동 판매 모습                                사진 2 소형 트럭에 실린 비눗방울 놀이세트


이것은 누구를 위한 로봇 기술인가


제목에 있는 것처럼 이번에 나는 ‘누구를 위한 로봇 기술인가’라는 말에 중점을 두고 제안했다. 지금 있는 편의점을 보다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로봇의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 쇼핑 난민 문제와 연결시켰다.


현대는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 디자인이 ‘보다 편리하게, 보다 쾌적하게’라는 말 아래 범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첨단 로봇 기술로 기존의 것을 단지 업그레이드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장소를 찾아 연결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로봇 발전에 크게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캡셀은 사람의 ‘자유롭게 쇼핑할 권리’라는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안됐다. 시골이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고 있다고 해서 자유롭게 쇼핑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됐다. 그러한 곳이야말로 혁신적인 로봇 기술이 활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 것은 아닐까. 


로봇 개발․제품 디자인의 양쪽에서 ‘이것은 누구를 위한 로봇 기술인가’라는 물음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菊井 海, 무사시노미술대학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