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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진법 이해하는 초절전 반도체 소자·회로 주목하라

  • 등록 2017.01.18 10: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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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기반 초연결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2030년에는 1조 개 이상의 사물이 서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로부터 발생되는 정보처리의 양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 기술로 인해 성능이 꾸준히 향상되고 소모 전력도 감소됐지만, 이러한 추세의 기술 개발 속도로는 미래에 폭증할 정보 처리량과 에너지를 감당할 수 없어 새로운 소자 및 아키텍처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3진법을 이해하는 다치논리 컴퓨터


최근 회로 구동 시 소모되는 전력을 줄이고 대용량 정보처리를 위해 다치논리회로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다치논리회로란, ‘0’과 ‘1’을 사용하는 기존 2진법 체계를 넘어서 ‘0’, ‘1’, ‘2’와 같이 3개 이상의 논리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회로를 말한다.


‘0’과 ‘1’을 사용하는 기존의 2진법 기반 컴퓨터는 대용량 정보처리를 위해 수많은 소자와 배선이 집적돼야 하기 때문에 전력소모와 발열량이 매우 크다. 그러나 절대적인 컴퓨터 작동원리로 여겨졌던 ‘0’과 ‘1’의 2진법 체계를 벗어나, 3진법을 이해하는 컴퓨터를 구현하는 다치논리 컴퓨터 기술은 2진법 컴퓨터의 60%에 해당하는 소자들만으로도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반도체 칩의 소형화, 저전력화, 고속화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3진법이란, 0에서 9까지의 숫자를 사용하는 10진법 시스템과 다르게 ‘0’, ‘1’, ‘2’의 세 가지 숫자만을 이용해 모든 수를 표시하는 수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치논리회로와 관련된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예전 2진법 소자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기생 커패시턴스에 의한 높은 소비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치논리소자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국내 연구진은 3개의 논리 상태인 ‘0’, ‘1’, ‘2’를 사용해 대용량 정보처리가 필요한 프로그램의 원활한 수행을 지원하는 차세대 초절전 반도체 소자·회로 기술을 개발했다.


3진법과 부성미분저항 특성에 기반을 둔 이 기술은 미래 초절전 반도체 소자·회로 개발 시 반드시 필요한 원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의 박진홍 교수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을 받아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 그림 1. 3진법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초절전형 2차원 반도체 소자·회로


3진 인버터 회로 구현


2차원 반도체는 불완전 결합과 같은 표면 결함을 거의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복잡한 공정을 사용하지 않고도 2차원 반도체인 흑린(Black Phosphorus)과 이황화레늄(ReS2)을  수직으로 쌓아 부성미분저항 특성을 보이는 전자소자를 새롭게 제작할 수 있었다. 부성미분저항 특성 소자에서는 전압의 크기가 증가해도 전류가 감소하므로 전압-전류 특성곡선이 ‘N’자 형태로 나타나며, 마치 여러 개의 문턱전압(다이오드 소자를 켜는 데 필요한 전압)을 가진 다이오드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논리회로를 구현할 때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를 이용하면 여러 개의 논리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2차원 물질 기반 부성미분저항 특성 소자와 p형 트랜지스터 2개 소자로 3개의 논리상태(‘0’, ‘1’, ‘2’)를 가진 3진 인버터 회로를 구현했다. 참고로 기존 2진 인버터 회로는 2개의 소자를 이용하여 2개의 논리상태(‘0’, ‘1’)를 표현한다. 여기서 인버터는 로직상태 ‘1’을 ‘0’으로 혹은 ‘0’을 ‘0’으로 바꿔 주는 최소 단위 로직회로를 말한다. 즉, 논리값을 반전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논리게이트이다. 


또한 연구팀은 다양한 물리적 메커니즘(터널링, 확산 메커니즘 등)들을 고려해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의 전류 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자세하게 분석했다. 특히 열에너지가 소자 동작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온(27도)뿐 아니라 저온(영하 90도)에서도 측정/분석을 수행했다.


이번에 제작된 2차원 반도체 기반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는 상온(27도)에서 약 4.2 이상의 높은 피크-밸리 전류비를 보였으며, 개발된 전류 분석 모델을 활용하여 저온(영하 90도)에서 약 6.9 이상의 매우 높은 피크-밸리 전류비(가장 높은 전류와 가장 낮은 전류의 비율)를 보이는 원인을 밝혀냈다. 이는 다양한 물리적 메커니즘(전자의 터널링, 확산)들이 온도에 따라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의 동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결과이며,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 기반 응용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차원 반도체 기반의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 및 3진 인버터 회로 구현과 관련된 연구 결과는 기존 소자·회로의 소비전력과 성능을 높이는 데 적극 활용되어 착용형 스마트기기 및 지능형 로봇, 슈퍼 컴퓨터 등의 다양한 분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MINI INTERVIEW


▲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박진홍 교수


Q 연구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2차원 반도체인 흑린과 이황화레늄을 수직으로 쌓아 부성미분저항 특성을 보이는 전자소자를 제작하고, 연구팀이 개발한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 전류분석 모델을 이용해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의 동작 메커니즘을 상온과 저온에서 자세하게 분석했습니다. 또한 초절전형 전자소자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흑린과 이황화레늄의 이종접합구조 기반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와 내재된 흑린 기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3개의 논리상태를 가진 3진 인버터 회로를 구현했습니다.


Q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 전류분석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황화레늄 연구와 관련된 문헌이 적어 물질의 물리적 특성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켈빈프로브 현미경을 이용한 분석과 다양한 온도에서 측정한 전기적 데이터 등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Q 이번 연구 성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연구팀이 개발한 부성미분저항 특성소자의 전류 분석 모델과 다양한 실험적 측정 및 분석을 통해, 별도의 복잡한 공정 과정 없이 2차원 반도체들을 수직으로 쌓는 것만으로도 3진법 반도체 소자·회로가 쉽게 구현된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2개의 소자로 3개의 논리상태를 가진 3진 인버터 회로를 구현했는데요. 이 연구는 미래 소자·회로의 소비전력과 성능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미래의 초절전 대용량 정보처리 소자·회로 연구의 기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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