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1월 9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보호무역주의 부활을 외치는 트럼프의 공약을 감안하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향후 트럼프가 택할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임기 내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 확실하며, 이에 철강, 화학, 백색가전 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는 대미 무역이 적자를 기록하기 때문에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가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한다면 품질·안전 규제 등 이른바 기술적 무역장벽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출, 중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하여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의 산업도 트럼프의 직접적인 중국 견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외무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주 표적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의 10분의 1 수준으로 2015년 대미 무역수지는 중국이 약 3,671억 달러 흑자, 한국이 약 28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TPP의 철회 혹은 비준 연기는 대미무역에서 일본에 대한 우리의 우위를 의미하며,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업종의 경우 TPP 비준 지연으로 인한 반사이익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각종 무역조치를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불공정 무역국으로서 감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낮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인프라 확충 사업은 미국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규모가 방대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 기업들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신중한 관찰과 신속한 대응이 필요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을 액면 그대로 실천할 확률은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약 내용이 지나치게 파격적이고 과격하기 때문에 그대로 실천하기에는 반발이 예상되는 등 극단적인 무역·통상정책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트럼프 당선 후 100일 동안에 무역, 통상과 관련하여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를 보고 나서 대응 방향을 정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정책기조가 결정이 되면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에는 신속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의 공약이 그대로 실현되는 극단적인 상황보다는 의회와의 조율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출처 : KIET 산업연구원】
김정아 기자 (prmo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