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극 따라 감정 변화 흉내내는 ‘감정 적응 로봇’ 기술 발표
눈 모양·색깔·움직임으로 6가지 감정 표현...시간 흐름 반영해 자연스러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감정을 눈과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그 반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적응형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UNIST 디자인학과 이희승 교수님이 개발한 감정 변화의 흐름을 구현하는 로봇 기술은 고정 상태의 감정을 넘어선 기술이다. 연구팀은 고정된 감정이 아닌, 크기와 방향을 가진 ‘벡터(Vector)’로 해석해, 로봇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정의 강도와 변화 양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만들었다.
강한 자극에는 감정 벡터의 크기를 빠르게 키우고, 약한 자극에는 서서히 반응을 변화시키도록 제어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는 실제 사람과 유사한 감정 흐름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사례다.
이 로봇은 머리를 쓰다듬는 ‘긍정 자극’과 두드리는 ‘부정 자극’을 인식한다. 자극에 따라 눈 모양과 색상, 움직임의 조합으로 총 6가지 감정을 표현한다. 예를 들어, 로봇을 갑자기 두드리면 눈이 청색으로 변하면서 커지고, 몸을 뒤로 젖히는 동작으로 놀람 감정을 나타낸다.
여기에 같은 자극이 반복될 경우, 단순히 동일한 반응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 감정 상태와 자극의 누적값에 따라 감정 표현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적응형 표현(Adaptive Expression)’을 선보인다.
사용자 평가에서 참가자들은 같은 자극에도 상황에 따라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는 점이 단순한 기계 반응과는 다르게 느껴져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80% 이상의 참가자가 로봇의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다고 평가하며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희승 교수는 “기존 로봇이 자극에 따라 정해진 감정만을 보여줬다면, 이 모델은 감정의 변화 흐름까지 구현해 사용자가 로봇을 생명체처럼 느끼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려로봇이나 정서 지원 기술 등 다양한 인간 중심 로봇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의 파급력을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박하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로봇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회인 ICRA(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에 채택됐다. 해당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지난 5월 21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2025 ICRA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