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AI] 로봇 팔이 붓을 들었다! AI 화가 ‘제미나이’, 수묵화 경계 허물다!
· 홍콩 아티스트 빅터 웡,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수묵 화가 ‘AI 제미나이’ 공개
· ‘인간 모방 넘어선 창조’ 선언...주가·달 지도 데이터로 풍경화 재탄생
· AI 예술 논란 속 ‘작업 방식 모방’ 전략, 런던·상하이 전시회서 2만 달러 완판돼
지난 2018년, 크리스티 경매(Christie's auction)에서 인공지능(AI)이 제작한 예술 작품이 43만2500달러(약5억8000만 원)에 팔리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홍콩 크로스 미디어 아티스트 빅터 웡(Victor Wong)은 이에 대해 “인간의 작품을 완전히 모방했을 뿐, 다른 것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 특수효과, 예술 기술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AI 예술 작품을 지속 탄생시켰다.
그 결과, ‘AI 제미나이(AI Gemini)’가 베일을 벗었다. 이는 전통 중국 풍경화를 그리는 AI 기반 로봇으로, 웡의 작품을 대표하는 3812 갤러리는 ‘세계 최초의 AI 수묵 화가’로 정의했다. 웡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로봇 팔에 붓을 부착한 뒤, 자신이 선택한 데이터 세트(Dataset)를 해석하는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했다. 해당 알고리즘은 로봇 팔이 전통 수묵화에 사용되는 얇은 쌀 종이인 쉬안지에 산의 윤곽을 그리며 풍경화를 형성하도록 지시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AI 제미나이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웡은 중국의 달 탐사선 착륙에서 착안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3차원(3D) 달 지도 정보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렸다. 심지어 주식 시장의 주가 등락을 산과 계곡으로 해석해 그림에 반영하기도 한다. 색채 적용은 전통 수묵 산수화에 대한 딥러닝과 훈련을 기반으로 하며, 사용되는 물의 양은 습도 변화에 따라 조절된다. 가로·세로 1미터 크기의 그림 한 점을 완성하는 데 걸리시는 시간은 약 8~10시간가량이다.
빅터 웡은 AI 제미나이를 선보인 이후, 홍콩·상하이·타이베이·런던 등에서 연이어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의 그림은 개인 수집가들에게 약 2만 달러(약 2천 7백만 원)에 판매됐고, 홍콩의 대표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ic) 등 기업과 협업한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AI를 활용한 예술 작품 제작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다. 올해 초, 크리스티 뉴욕 경매(Christie‘s New York auction)에서 AI 기술로 제작된 예술 작품만을 위한 경매가 열렸을 때, 6500명 이상의 참관객이 경매 취소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비평가들은 AI 예술의 독창성 부족을 지적하고, 일부 예술가들은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를 무단으로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에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빅터 웡은 자신이 만든 AI 제미나이가 “거장의 작품을 모방하도록 훈련시키는 대신, 거장의 작업 방식을 모방하는 알고리즘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신과 AI 제미나이가 만든 그림은 독창적이며, ‘전에 없던 무언가(something that hasn’t been seen before)’를 창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웡은 그러면서 기술과 예술은 분리된 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AI를 예술에 적용하는 것은 그저 시대의 흐름이자 피할 수 없는 진화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믿는다”며 “AI는 이미 삶의 일부가 됐지만, 사람들은 특히 예술 분야에서 여전히 AI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 AI·로봇 융합 기술은 구글(Google)의 생성형 AI(Generative) 툴 '제미나이(Gemini)'와는 무관하다.

[로보틱스] ‘AI 예언가’ 레이 커즈와일의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1억 달러 투자 유치
· ‘시장 가치 5억 달러’ 비욘드 이매지네이션(Beyond Imagination), 1억 달러 투자 받는다
· 벤처 캐피털 ‘건틀릿 벤처스(Gauntlet Ventures)’로부터 기술력·잠재성 인정받아
· 휴머노이드 ‘비욘드 봇’ 앞세워 테슬라·엔비디아 등 빅테크 로봇 전쟁 본격 참전...美 제조업 혁신 ‘정조준’
AI 분야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공동 창립한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스타트업 비욘드 이매지네이션(Beyond Imagination)이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로이터 통신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벤처 캐피털(VC)사 건틀릿 벤처스(Gauntlet Ventures)로부터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확정했다.
비욘드 이매지네이션은 현재 5억 달러(약 67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당사는 레이 커즈와일과 영화 감독 해리 클로어(Harry Kloor)가 공동 설립했다. 이 중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경 AI가 인간 지능을 능가하고, 스스로 발전하는 ‘특이점(Singularity)’을 약 20년 전에 예언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한때 공상과학(SF)으로 치부되던 그의 아이디어는 이제 많은 기술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류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건틀릿 벤처스가 유일한 투자자로 참여한다. 건틀릿 벤처스 공동 설립자 올리버 카맥(Oliver Carmack)은 이 회사가 휴머노이드 로봇 ‘비욘드 봇(Beyond Bot)’과 관련 AI 모델을 개발한 점을 높이 샀다. 이를 각종 공장, 반도체 제조 시설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맥은 비욘드 이매지네이션에 투자한 핵심 이유로 “미국 제조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전 세계적으로 예상되는 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욘드 이매지네이션은 현재 로봇 테스트를 마쳤으며, 대규모 배치를 위한 대기업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로봇 및 자동화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비디아(NVIDIA),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 테슬라(Tesla) 등 주요 기술 빅테크는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다양한 일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개발에 큰 진전(a lot of progress)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로봇 분야의 발전은 챗봇을 주도하는 언어 관련 AI 혁신만큼 빠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자들은 언어 AI 혁신이 물리적 세계 이해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으며, 로봇 구동 모델 훈련에 필요한 실제 훈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는다.
비욘드 이매지네이션은 휴머노이드 로봇 외에도, 범용 운영 체제 ‘아우라(Aura)’도 개발 중이다. 공동 창립자 클로어는 아우라를 지능형 제조를 위한 시스템으로 설명하며, 이를 통해 인간·로봇·기계가 함께 작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스타트업은 퀄컴(Qualcomm) 전 CEO 폴 제이콥스(Paul Jacobs), 동기부여 강사 토니 로빈스(Tony Robbins), 전 파라마운트 픽처스 회장 짐 지아노풀로스(Jim Gianopulos)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자문 위원단을 구성해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반도체] 美, AI 칩 및 비자 조치에 中 격분...“관세 휴전 심각한 위반”
· 미국, 중국 겨냥 AI 칩 수출 통제 및 학생 비자 취소 계획 발표
· 중국, ‘합의 위반’ 강력 반발...무역 전쟁 재점화 ‘빨간불’
· 90일 관세 휴전 위태, 첨단 기술 주도권 싸움 전면전 양상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AI 칩 수출 통제, 칩 설계 소프트웨어 판매 중단, 중국 학생 비자 취소 계획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These practices seriously violate the consensus)’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는 최근 양국이 막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교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던 미·중 공동 성명(U.S.-China joint statement)을 언급하는 것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근본적인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 중국 상무부의 성명은 이러한 합의가 얼마나 쉽게 파기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90일간의 관세 휴전은 양국 협상단에게 추가 합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으나,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관세를 인상하기 전보다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 상황이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번 휴전이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145% 관세를 30%로 인하하기로 합의했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상무부는 자국은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지만, 미국이 일방적으로 새로운 경제 및 무역 마찰을 촉발하여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미국과의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착한 사람이라는 건 이제 그만!(So much for being Mr. NICE GUY!)”이라고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는 등 논란을 부추겼다. 여기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스스로를 반성하기는커녕, 입장을 바꿔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사실과 심각하게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은 “중국이 제네바에서 거래를 천천히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며, “미국이 방정식의 반대편에서 어떤 기분이 드는지 보여주기 위해 특정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중국 유학생들의 미국 유학 비자 취소를 발표하며, 양국 갈등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27만5000명 이상의 중국 학생들이 미국 캠퍼스에서 유학 중이다.
이 가운데 AP통신은 미국과 중국은 AI 등 첨단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미국은 중국의 최첨단 컴퓨터 칩 접근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또한 미국의 핵심 기술 협력국인 대만을 장악하는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제치고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려 하고 있어, 양국 간의 기술 패권 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물류] 플러스 오토메이션, 12억 달러 규모 상장 앞둬...자율주행 트럭 대중화 ‘눈앞’
·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플러스 오토메이션, 특수목적 인수회사(SPAC)와 손잡고 상장 출사표
· 2027년 상용화 목표로 3억 달러 확보해
· 예상되는 운전자 부족 시대서 새로운 솔루션으로 기대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플러스 오토메이션(Plus Automation)이 ‘처칠 캐피털 코퍼레이션 IX(Churchill Capital Corp IX 이하 CCIX)’과 함께 12억 달러(약 1조 6440억 원) 규모 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데뷔를 앞두고 있다.
CCIX는 월가 거물로 평가받는 마이클 클라인(Michael Klein)이 후원하는 특수목적 인수회사(SPAC)다. 이번 합병으로 플러스 오토메이션은 오는 2027년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를 위한 약 3억 달러(약 411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당사는 현대자동차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텍사스와 스웨덴에서 공공 도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2025년 3분기에는 더 많은 고객 차량 시험을 계획하고 있어, 자율주행 트럭 시장 경쟁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교통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 내 화물 운송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트럭 업계는 운전자 부족과 긴급 배송 수요 증가 등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자동화 기술 도입을 통해 운송 및 물류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플러스 오토메이션의 이번 상장은 이 분야의 상용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