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원통형?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 행보는...

2022.12.27 17:52:20

이동재 기자 eltred@hellot.net

 

원통형 배터리는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비주류로 여겨졌다. 제작 단가가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쉽지만, 공간 활용성이 떨어지고 무겁다는 단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2020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4680 배터리(지름 46mm, 높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 폼팩터'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현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배터리를 차체에 얹는 것이 아닌 직접 장착하는 방식의 CTC(Cell to Chasis) 기술의 등장도 원통형 배터리의 보급에 힘을 싣는다. 무게와 공간 활용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라인 설비에 4조 쏟아붓는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늘리기 위해 4조 원 규모의 대형 투자를 단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청북도, 청주시와 2026년까지 충북 오창공장에 생산 라인 신·증설을 위한 4조 원 규모의 설비 투자와 1800명을 신규 채용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설비 투자는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을 늘리기 위함이다.

 

앞서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증설을 위해 오창공장에 총 73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4680(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배터리) 라인에 5800억 원, 2170(지름 21㎜·길이 70㎜의 원통형 배터리) 라인에 1500억 원 상당을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번에 투자하는 4조 원은 이 7300억 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라인 신·증설과 함께 공장 설비 투자 등 내용도 포함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생산 라인에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전격 도입,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충청북도와 청주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 계획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적극적인 행정 및 재정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김영환 충청북도지사는 “LG에너지솔루션 투자애로해결 TF팀을 운영해 행정인허가부터 공장 착공, 준공, 가동시까지 책임지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투자 진행 과정에서 지역 업체 참여 및 생산 자재·장비의 구매 등을 통해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충청북도, 청주시는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총 1800여 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선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북미는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수주의 70%를 차지하는 큰 시장으로, 올해 3분기 매출액 중 북미 고객을 통한 매출만 7조 6482억 원에 달해, 작년 동기 대비 89.9% 늘어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에만 제너럴모터스, 스텔란티스, 혼다와 각각 북미 지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BMW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하는 삼성SDI

 

BMW는 최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뉴 클라쎄(Neue Klasse)’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키로 했다. 삼성SDI는 BMW의 차세대 전기차에 자사 원통형 배터리셀을 공급할 계획이다.

 

BMW와 삼성SDI는 2009년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초기부터 협력해 온 파트너다. 현재 BMW 그룹의 배터리 조달 비중에서, 삼성SDI의 배터리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양사가 앞으로도 공고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BMW는 차세대 전기차 세단에는 지름46㎜, 높이 95㎜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는 지름 46㎜, 높이 120㎜의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천안 공장에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을 진행 중이고, 거점 원통형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에 1조 70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배터리 2공장도 짓고 있다. 2공장의 첫 양산이 2024년이고 최종 완공 목표는 2025년이므로 BMW의 전기차 생산 계획과 딱 맞아떨어진다.

 

BMW그룹은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고,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인 만큼, 삼성SDI의 배터리 공급량 역시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

 

한편 올해 삼성SDI의 예상 매출액은 20조 원 가량으로 전망된다. 작년보다 대략 5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삼성SDI는 2024년부터 차세대 배터리인 젠(Gen)6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젠6는 젠5보다 에너지밀도가 10% 이상 향상될 것으로 여겨진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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