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기업 서연이화가 기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 과정에서 정비해온 업무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과정을 공유했다.
홍석환 서연이화 AXG팀 팀장은 9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제4회 코난 AI 서밋 2026(Konan AI Summit 2026)’에서 ‘제조 현장을 다시 설계하는 AI 에이전트(Agent)’를 주제로 서연이화의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 추진 배경과 현재 개발 중인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객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서연이화는 도어트림, 콘솔, 범퍼 등 자동차 내·외장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25년 연결 매출은 약 4조 5000억 원, 국내외 29개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홍 팀장은 사업 규모가 커지고 해외 생산거점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각 거점에 축적되는 데이터와 경험을 연결해 활용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도 제품 변경과 개선 주기가 짧아지면서 기존 업무 방식만으로는 늘어난 업무량과 복잡성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서연이화는 2026년을 AX 원년으로 정하고 관련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모든 업무를 한꺼번에 AI로 전환하기보다는 현업의 문제를 작은 단위로 나눠 적용하고, 향후 각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도록 공통 규격과 표준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AX 추진에 앞서 약 4년간 업무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정비해온 점도 특징이다. 관계사 지산소프트의 로우코드 플랫폼 ‘램프7(LAMP7)’을 활용해 설계·개발, 생산기술, 품질, 원가 등 제품 개발 과정의 업무를 시스템화하고 현업 데이터를 축적했다.
홍 팀장은 “작은 단위에서 빠르게 시작하되 검증된 기술을 활용하고 공통된 기준에 따라 확장하는 것이 추진 전략”이라고 말했다.
DX로 쌓은 데이터 위에 ‘업무형 에이전트’ 올린다
서연이화는 현재 코난테크놀로지와 진행 중인 AX 구축 과정에서 기존 시스템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 사례 중 하나는 시험계획 수립 에이전트다. 시험 대상 부품과 규격, 장비 가용성 등을 검토해 계획안을 제시하면 담당자가 실제 상황에 맞게 내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품질 업무에는 과거 문제와 조치 이력을 활용해 대책을 제안하고 문서 작성을 지원하는 에이전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홍 팀장에 따르면 서연이화에서 작성하는 관련 대책서는 연간 약 2000건 수준이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과거 유사 사례를 일일이 찾아야 했다면, 앞으로는 에이전트가 관련 이력을 먼저 제시하고 담당자가 현재 문제와 조건에 적합한지를 검토하게 된다.
조립공정 설계에도 유사한 방식을 적용한다. 제품 사양과 공정 조건, 과거 설계 사례를 바탕으로 에이전트가 여러 설계안을 제시하면 생산기술 담당자가 현장 조건과 경험을 반영해 수정·확정한다.
설비보전 분야에서는 설비자산관리 시스템에 저장된 고장 및 조치 이력을 활용하는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설비에 이상이 발생하면 과거 이력을 바탕으로 원인과 대응책을 제안하고, 담당자가 현장 상태와 안전 기준을 확인한 뒤 실제 조치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다.
네 가지 에이전트는 적용 업무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작동 방식은 비슷하다. 기존 시스템에 축적된 데이터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에이전트가 초안을 제시하고, 현업 담당자가 이를 확인해 수정·확정한다. 확정된 결과는 다시 시스템에 축적해 이후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연결할 계획이다.
홍 팀장은 “현장 전문가와 숙련자의 경험이 그들에게만 머물지 않고 다른 담당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현장 지식으로 축적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코난테크놀로지가 주최한 이번 서밋은 실제 AI 구축 고객사의 경험을 공유하는 ‘파트너스데이’ 성격으로 마련했다. ‘AI를 쓰는 기업에서 AI가 일하는 기업으로’를 주제로 발전·사법·제조 현장에서 AI가 어떤 업무에 적용되고 있는지와 구축 과정에서 확인된 과제를 함께 다뤘다.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생성형 AI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승현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COO)는 키노트에서 모델 성능 자체보다 AI가 업무 과정에서 오류를 확인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연이화 외에도 한국서부발전과 법원행정처가 실제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위피봇’을 구축·운영하면서 문서 검색과 업무 자동화, 발전설비 관리 등에 AI를 적용한 경험을 소개했다. 법원행정처는 재판지원 AI 구축 과정에서 판례와 법령 검색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을 줄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검색과 온톨로지, 에이전트 검증 구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공유했다.
행사장 로비에는 코난테크놀로지의 비전언어모델(Vision Language Model, VLM) 기반 현장 AI ‘비전플로우(VisionFlow)’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 공간도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스마트 기기와 연계한 현장 AI 활용 사례를 살펴봤으며, 전 세션에는 실시간 AI 통역 솔루션 ‘링고엑스(Lingo-X)’가 적용됐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