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즈업] “챗봇은 실질적으로 일하지 않아”…실제 업무 완결하는 ‘실행형 AI’가 대안으로

2026.06.05 09:26:15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생성형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 업무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단순 질의응답 수준을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실행형 AI(Actionable AI)’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제논 이강산 이사는 기존 RPA의 경직된 자동화 한계를 넘어, AI가 화면과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AI 에이전트 구조를 제시한다. 특히 MCP 기반의 통합형 ‘원 에이전트(One Agent)’ 개념은 데이터 분석부터 문서 작성, 업무 실행까지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며 기업 AX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번 기사에서는 제논이 제시하는 실행형 AI의 기술적 의미와 미래 비전을 조명한다.

 

 

인공지능(AI) 분야 석학 앤드류 응(Andrew Ng)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최근 “개별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 향상보다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진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단순히 똑똑한 대답을 내놓는 AI보다, 스스로 도구를 쓰고 업무를 완결하는 ‘실행 능력’이 기업용 인공지능 전환(AX)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통찰이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컴퍼니의 올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엔터프라이즈 AI 도입 사례 중 실질적인 업무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낸 ‘성공적 도입’은 단 5%에 불과했다. 나머지 95%는 여전히 개인의 단순 질의응답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지능의 정체’ 현상은 폐쇄망 환경, 보안 규제, 파편화된 문서 형식 등 기업의 특수한 환경 안에서 암초에 부딪힌 결과다. 글로벌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 업체 오픈AI의 샘 알트만(Sam Altman) 역시 “챗봇의 시대는 가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 수행하는 에이전트(Agent)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기업들은 이제 챗GPT(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에 묻는 단계를 넘어선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 업무를 네가 직접 끝내”라고 명령할 수 있는 이른바 ‘실행형 AI(Actionable AI)’가 대표적이다. 지능이 화면 속 텍스트에 갇혀 있는 한 기업의 생산성 곡선은 결코 가파르게 상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존의 업무 자동화 기술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가진 태생적 경직성이다. 전통적인 RPA는 화면의 좌표를 찍는 경직된 형태, 즉 하드코딩(Hard-coding)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웹사이트의 버튼 위치가 1픽셀만 바뀌어도 시스템이 멈춰버리는 고질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었다. 변화무쌍한 현대 기업 환경에서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야기하는 한계로 지적받아왔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처럼 화면의 맥락(Context)을 읽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클릭·타이핑을 수행하는 ‘지능형 실행’이 담보돼야만 진정한 의미의 사무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100단계의 업무 프로세스 중 단 한 단계만 자동화되지 않아도 전체 경쟁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국내 엔터프라이즈 생성형 AI 솔루션 기술 업체 제논이 제시한 실행형 AI는 바로 이 ‘잃어버린 95%’의 성공률을 채우기 위한 정교한 기술적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RPA를 박물관으로” 화면 맥락 읽고 직접 조작하는 제논의 ‘지능형 실행’

 

기업들은 더 이상 멈춰버린 자동화 로직을 수리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AI가 실제 업무 환경의 변화를 인간처럼 유연하게 받아내며 끝까지 실행하는 법이다. 제논의 등장은 바로 이 지능과 실행 사이의 끊어진 고리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강산 제논 이사는 “RPA가 가진 수동적인 실행 구조를 깨뜨리는 것이 제논 기술의 핵심”이라고 내세웠다. 기존 RPA는 사람이 직접 워크플로우를 디자인하고 좌표를 하드코딩해야 하는 디자인 타임(Design Time)의 노역이 필수적이었다는 한계점을 지적한 것.

 

반대로 제논의 실행형 AI 아키텍처는 사용자가 한 번의 데모를 보여주거나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화면 전반을 인식해 스스로 실행 경로를 수립한다. 이는 웹 페이지의 구조가 바뀌거나 돌발적인 알림창이 뜨더라도 AI가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고 우회하거나 대기하는 등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기술적 배경에는 글로벌 표준 프로토콜 ‘MCP(Model Context Protocol)’가 자리 잡고 있다. 제논은 MCP 서버를 매개로 슬랙(Slack)·지메일(Gmail)·노션(Notion) 등 엔터프라이즈 도구와 실시간 데이터를 교환한다. 단순히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호출하는 수준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해당 도구 내에서 어떤 파라미터를 사용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한다.

 

쉽게 말해, AI가 각 애플리케이션이 가진 기능이라는 ‘도구함’을 직접 열고 상황에 맞는 연장을 골라 업무를 완수하는 식이다. 특히 보안이 엄격한 금융권·공공기관의 폐쇄망 환경에서도 보안 규준을 준수하며 구동되는 관리 체계를 갖췄다.

 

이들이 무엇보다 주목받는 지점은 사측이 지향하는 통합형 AI 에이전트 시스템 ‘원 에이전트(One Agent)’의 콘셉트다. 기존 방식이 각 부서·앱을 찾아다니며 결재를 받는 식이었다면, 원 에이전트는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비서(Agent)가 혼자서 모든 부서의 일을 처리하고 최종 결과물만 가져오는 형태다.

 

이 같은 제논 AI는 브라우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 ‘윈도우(Windows)’ 환경의 데스크톱 앱까지 제어한다. 예를 들어, 웹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문서 프로그램을 열어 보고서를 작성하고, 특정 폴더에 파일을 저장하는 일련의 과정이 작업자 개입 없이 진행된다. 목적 지향적 명령을 수행하는 지능형 메커니즘인 것.

 

 

개발 공백 메우는 ‘AI 민주화’부터 중소기업에 뿌리는 ‘자율제조 DNA’까지

 

제논은 자사 솔루션의 기술적 차별성에 대해, 국내 신용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해 실전 가치를 입증했다고 언급한다. “20대 여성에게 가장 인기 있는 카페를 분석해줘”라는 자연어 질문에 자연어처리를 수행한다. 말하자면, AI 에이전트가 질문에 즉각 반응해 스스로 데이터 요청 명령, 일종의 ‘SQL(Structured Query Language) 쿼리’를 생성해 결제 데이터를 조회한다. 그 결과를 시각화된 그래프와 전략적 인사이트가 담긴 리포트로 가공해낸다.

 

과거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수일간 매달려야 했던 분석 작업이 단 몇 분 만의 대화로 종결되는 셈이다. 여기에 자연어로 업무용 화면을 직접 설계하는 ‘잼빌더(GEM Builder)’ 기술이 더해지며, 개발자 없이도 현장 맞춤형 AI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여기서 잼빌더는 코딩 지식이 없는 작업자도 자연어만으로 업무용 AI 애플리케이션을 생성하도록 돕는 로우코드(Low-code)·노코드(No-code) 기반 빌더 솔루션이다.

 

이 밖에 제논은 사용자 화면(UI) 속 실행형 AI를 물리적 공간으로 전이시키는 피지컬 AI(Physical AI)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때 피지컬 AI는 AI가 물리적 환경을 직접 학습·적응해, 로봇·설비·시스템이 실제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과 협력하도록 구현하는 기술 방법론이다.

 

사측이 KB금융그룹과 추진 중인 어르신 돌봄 프로젝트는 대표적이다. 가상 환경에서 수만 번의 디지털 리허설을 거치는 ‘가상·현실 전이(Sim-to-Real, Sim2Real)’ 모델을 실제 로봇에 이식, 어르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인지해 휠체어를 안전하게 이동시키거나 복잡한 가사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단계까지 검증하고 있다.

 

다른 한편, 이강산 이사는 “결국 완성형 AI는 작업자 일을 도와주는 보조자를 넘어서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업무 전체를 완결하는 ‘독립적 에이전트’가 그 실체”라고 역설했다.

 

기업 안에 있는 다종·이기종 소프트웨어가 에이전트 간 협업 체계를 뜻하는 ‘Agent-to-Agent Interaction(A2A)’을 통해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중소기업용 자율제조 운영 체계를 배포하는 이들의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력난과 기술 격차로 정체된 대한민국 제조 산업에 실질적인 AX 사다리를 놓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 이 글은 ‘AI TECH 2026 컨퍼런스’에서 제논 이강산 이사가 발표한 내용을 재구성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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